[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일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농촌진흥청에서 ‘농업경영체의 농식품 판매경로 결정요인 및 효율적 판매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20일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농촌진흥청에서 ‘농업경영체의 농식품 판매경로 결정요인 및 효율적 판매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농업경영체(생산자)의 판매경로에 주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특정 품목을 생산하는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도매시장, 농협, 가공업체, 온라인업체, 직거래 등의 다양한 판매경로를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해 생산자 스스로 맞춤형 판매 방안을 세우는 데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농촌진흥청과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은 20일 오후 ‘농업경영체의 농식품 판매경로 결정요인 및 효율적 판매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농업경영체의 판매경로 선택요인을 분석해 효율적 경영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목적으로 2025년까지 3개년에 걸쳐 수행 중인 연구과제의 중간 보고회 성격으로 마련됐다.

신혜진 농촌진흥청(농산업경영과) 전문연구원이 과수(포도·배) 경영체의 판매경로 결정요인을, 허재욱 지역농업네트워크 팀장이 식량작물(고구마·콩) 경영체의 판매경로 결정요인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
 

포도농가 판매경로별 비중 도매시장 48.6%·직거래 26.3%

품목별로 실시한 생산자와 유통인, 소비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포도의 경우 139명 생산자 조사에서 판매경로 선택 시 우선순위는 ‘소득향상’으로 꼽혔다. 판매경로별 비중은 도매시장 48.6%, 소비자 직거래 26.3%, 농협 17.6%, 소매업체 4.3%, 농산물직매장 1.2%, 기타 1.2% 순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의 경우 2ha 이상 재배면적의 규모가 있는 농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었으며, 전량 판매 가능 및 거래의 편리성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도의 다양한 판매경로 중 거래 및 가격 만족도가 둘 다 가장 높은 것은 ‘소비자 직거래’로 파악됐다. 소비자 직거래의 경우 재배면적 규모가 0.1ha 미만의 경영체(농가)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배농가, 농협계통 출하 선호자체 유통망 활용 편의 등 이유

배의 판매경로 결정요인의 경우 도매시장은 많은 물량을 안정적이고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선호 요인으로 나왔고, 농협 계통 출하는 도매시장 판매 후 남은 물량 등을 출하하거나 농협 자체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어 출하가 편리하다는 이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과수 경영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신혜진 전문연구원은 “소비자들의 구매처 선택이 넓어짐에 따라 해당 유통인들의 구매 결정요인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생산자들이 판매경로별 구매 결정요인을 파악해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배·감귤 생산자 대상 설문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결정요인을 구체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량작물 출하비중, 농협 46.7% ‘최대’온라인업체 통한 매출 가장 높아

식량작물의 경우 과수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경로가 다양하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됐다. 고구마 생산 농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판매처별 출하 비중은 농협이 46.7%로 최대이며, 도매시장 43.2%, 온라인업체 5.2% 등의 순으로 농협과 도매시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의 판매처별 거래만족도는 농협이 가장 높았고, 가공업체와 농산물직매장, 소비자직거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량작물은 농협이나 가공업체, 도매시장 등 기존 판매경로보다 온라인업체 판매에서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허재욱 팀장은 “온라인유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산지에 있어서도 중소 규모로 다수의 온라인 중간유통업체가 등장하면서 농가에서 직접 원물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판매처 다각화 측면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관련된 교육과 마케팅 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권승구 동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재필 한국MD협회장, 정준호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 김지영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임수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 김창환 농촌진흥청 박사 등이 참여했다.

토론에선 저장성, 품종, 시세, 품위(품질 등급) 등 농산물의 세부 특징을 반영한 판매경로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비롯해 이와 함께 재배면적, 거래성향 등 생산자가 처한 여건에 따른 판매경로 선택방안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 생산자들의 온라인 대응을 위해서는 마케팅 역량보다는 세일즈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 등이 언급됐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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