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계획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전통주 산업의 규모가 급격하게 확장하고 있다. 전통주 시장규모는 2010년 433억원에서 2022년 1629억원까지 커졌다. 중장년층이 즐기는 술에서 젊은 세대도 즐기는 술로 인식되며 수 많은 양조장이 생겨나고 각양각색의 제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전통주 산업의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제3차(2023~2027) 전통주 등의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 동안 정부가 펼칠 전통주 산업 관련 정책과 사업 등과 업계 반응을 살펴봤다.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계획은?

명주 육성 생태계 조성하고
한식 연계 수출 상품화 방점

400억 규모 전통주 펀드 조성
유망기업 창업·성장 지원하고
시설 확충 융자 500억 확보
‘문화 양조장’ 10곳 설립 등 추진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의 가장 큰 목표는 명주 육성 생태계 조성과 한식 연계 수출 상품화다. 이를 통해 전통주 매출액을 오는 2027년까지 2조원(2021년 1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전통주 수출액도 2027년 5000만 달러(2021년 2352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 대표 문화 양조장을 10개소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세운 건 △혁신으로 성장하는 전통주 산업 △세계인과 함께 하는 K-술 △농업·농촌과 상생하는 전통주 산업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 정비 등 다섯 가지다. 

우선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전통주 펀드를 조성해 유망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제조시설 확충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융자자금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전문 인력 양성기관을 창업지원센터로 지정해 맞춤형 창업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해 신규 진입자를 대상으로 창업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쌀 위스키와 오크통 숙성 약주 등 프리미엄 전통주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과제도 신설해 명주 육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K-술을 전 세계에 퍼트리기 위해 막걸리 빚기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세계 유명 주류품평회 참가를 지원한다. 또 재외공관에 전통주 홍보를 지원하고, 해외 상설 체험장 조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재외공관과 해외 문화홍보원의 주요 행사에 전통주를 활용하는 ‘건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가이드북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고급 용기 등의 패키징 지원도 한다.

양조장을 지역 대표 문화 관광으로 상품화하기 위해 ‘문화 양조장’을 2027년까지 10개소(2023년 2개소)를 설립하고, 찾아가는 양조장도 2027년까지 75소(2022년 50개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우리술 품평회 수상주 양조장을 강소 양조장으로 육성하고, K-미식벨트와 연계해 지역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산 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해 주류용 우수 품종을 선발하고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또 선발된 우수품종에 대해 홍보와 기술을 지원하고, 계약재배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 정비도 진행한다. 특히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인 전통주 산업 통계의 신뢰도를 향상하고, 전통주 개념과 범위에 대한 설정과 규제 완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고급 전통주 육성을 위해 과세체계를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전환도 기재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전통주 업계 반응…“실천이 중요”

전통주 업계는 정부가 내놓은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목표 설정이 아니라 전통주 산업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전통주 즉 명주 육성과 관련해서는 단발성의 일차원적인 지원이 아닌, 구체적이고 문화와 융합된 복합적인 지원책을 제시한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현재 경기 침체인 가운데 수많은 양조장이 생겨나고 출혈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전통주 산업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 프리미엄 전통주 등의 상품 고급화이기 때문이다. 

수출 확대와 관련해서도 박람회 지원과 한식과의 연계, 만찬주 선정 등의 복합적인 지원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과거에는 단순하게 물류비 지원에 그쳤던 것에서 문화와 결합해 복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전통주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는 “농식품부의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은 업계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가장 큰 관건은 정부의 실천 의지다”며 “모처럼 찾아온 전통주 산업의 확장 움직임을 정부가 잘 끌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풀어야 할 과제는…전통주 개념 재설정·규제 완화 목소리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에 포함되긴 했지만 작년에 무산된 전통주 개념과 범위 재설정과 규제 완화 등이다. 특히 규제 완화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차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인접 지역의 재료만 사용해야 하는 규제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지역 농산물 사용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재료 전통주 개념 재설정 등은 과제사용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행정 처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현재의 과세체계도 빠른 시일 내로 개편해 생산자들이 제품 생산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주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통주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상황에서 농식품부에 전통주를 담당하는 직원이 한 명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3차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의 원활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담당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수차례 의논을 한 끝에 전통주 개념 및 범위 재설정 관련 개정안을 내놨지만, 논란이 일며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며 “올해에는 관련 법 개정뿐만 아니라 규제 완화, 과세체계 개편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반드시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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