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배추·양파·감자 등 하락
생육 호조…채소류 가격 낮아져
4인 기준 집밥비용 2% 저렴 
당분간 하락세 이어질 듯

태풍·폭염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농산물 구매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제철 농산물을 활용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저렴한 밥상 구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더위가 다소 꺾인 이후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인 내림세에 있어 밥상 물가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지 가격 등 주요 농수산물 거래동향을 조사 발표하는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집중호우와 국내에 직접적인 피해를 줬던 6호 태풍이 지나간 8월 중순 이후 기상여건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한국인 밥상에 주로 활용하는 채소류 소비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출하량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으로, 배추와 양파가 각각 1321원(4인 기준, 600g), 210원(120g)을 기록해 지난해 8월 대비 17.7%, 17.4% 하락했고 애호박(1개 1677원)과 팽이버섯(150g 1봉 5533원)도 20.8%, 7.1% 내렸다.

특히 지난해 고온과 가뭄 피해가 컸던 깐마늘(40g 393원)은 올해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소비 가격이 26.6% 저렴해졌고, 감자(320g 1123원)는 상품성이 양호한 봄감자 저장물량에 고랭지감자 출하가 겹치면서 15% 떨어졌다.

이러한 채소류 소비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최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상추·시금치·열무 등 채소류 전반의 생육이 회복됐고, 이로 인해 공급량도 증가해 추석 상차림을 제외한 평상시 소비 가격은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aT에선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지난 5월부터 제철 농수산물을 활용한 집밥 식단과 식재료 구입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데, 8월의 경우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데 9만8049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8월 기준 10만33원보다 2% 낮아진 비용이다.

이번에 조사한 식단은 △아침-주먹밥, 된장국, 애호박볶음, 햇사과 △점심-오이 비빔국수, 해물파전, 콩나물국, 수박 등 △저녁-찹쌀밥, 버섯전골, 감자장조림, 포도 등으로, 식재료 구입비용은 품목별 월평균 가격으로 산출했다는 게 aT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하루 세끼 집밥 식재료 구입비용은 aT가 올해 5월 발표한 5만5775원과 비교해선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당시 제시한 식단은 샐러드와 토스트(아침), 열무비빔밥과 소불고기(점심), 녹두마늘영양밥·된장국·갈치구이(저녁) 등이어서 8월비용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식재료 비용이 오름세에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원재료 수입단가 상승으로 장류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른 데다, 햇과일(사과·수박 등)·수산물(오징어 등)과 같이 식재료 중 금액 비중이 높은 농수산물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

aT 관계자는 “aT가 조사해 발표하는 집밥 식재료 구입비용은 현 시점에서 어떤 농수산물을 활용하면 저렴하면서도 균형 있는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가격이 안정적인 신선 농수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면 보다 알뜰하게 가족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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