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괴산·충주 등 특히 피해 커
장연면 정상진 씨 20~25% 발생
칠성면 이재홍 씨는 60% 달해

홍로 등 중생종 사과 수확을 목전에 두고 탄저병이 심각한 상황이다. 장수, 거창, 무주 등 홍로 주산지 모든 곳에서 탄저병 비상이다. 충북의 경우 괴산군의 홍로 면적이 큰데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

장연면사과작목반 정상진 회장에 따르면 130호의 회원 농가중 탄저가 발생하지 않은 농가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거의 왔다고 보면 된다. 아예 수확을 포기한 농가도 있다. 약을 쳐봤자 못 잡으니 약값도 안나온다고 포기하는 것이다.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많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경우도 달려있는 사과중 20~25% 가량이 탄저에 걸렸다고 한다. 그나마 이 정도는 심하지 않은 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연지역은 8월 말부터 본격 수확 예정이라고 한다. 9월 초면 수확이 거의 완료된다고 한다. 평년보다 개화가 1주일 이상 빨라지면서 수확이 앞당겨진 것이다.

칠성면에서 후지 1만6500㎡(5000평), 홍로 6600㎡(2000평) 농사를 짓는 이재홍씨는 탄저가 60% 정도 왔다고 한다. 착과된 과실을 100%으로 봤을 때 피해 정도다. 그는 “엉망이다. 냉해 때문에 달려 있는 것도 적지만 절반 이상이 병이 왔다. 잎따기 하면서 병든 과실을 따내고 있어도 계속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올해는 평년 수확량의 30% 정도밖에 안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내달 4일경 수확을 예정하고 있다. 주변 농가에서는 병 때문에 수확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괴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1차로 냉해를 입었고 7월 중순까지 비가 계속 오면서 탄저 발생이 심하다. 평년보다 20% 이상 더 발생했다”고 말했다.

충북 최대 사과주산지인 충주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곳은 우박피해가 심하게 발생하면서 탄저가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동량면 지역의 경우에는 수확할 게 거의 없다고 한다. 때문에 우박피해 조사를 끝낸 농가는 대부분 가공용사과로 출하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농가가 수확을 끝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품으로 수확할 게 없는 것이다.

충북원예농협 이종근 과장은 “홍로 색깔이 막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지만 더 썩기 전에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가공용으로라도 건지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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