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정부가 시범 운영 중인 가축질병치료보험에 가입한 농가의 소 폐사율이 미가입 농가보다 최소 2.3%p에서 최대 4.7%p나 낮아져 소득 증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말부터 시범운영
농가당 최대 260여 만원
소득 증대 효과도 추정

가축재해보험 연계 방안 필요

지난 2018년 말부터 소를 대상으로 시범운영 되고 있는 기축질병치료보험이 폐사율을 최대 4.7%p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지연구 보험개발원 수석부장과 이진권 서강대 교수는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행하는 농촌경제 제46권에 ‘한우농가 대상 가축질병치료보험 도입 효과’라는 주제의 논문을 실었다.

이에 따르면 가축질병치료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돼 온 청주시 축산농가 표본에서 나타난 한우 폐사율과 청주시 미가입 농가 및 시범사업지역이 아닌 진천군 축산농가의 한우 폐사율을 분석한 결과 가축질병치료보험이 약 2.3~4.7%p 폐사율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가축질병치료보험이란 가축질병 방역강화 및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축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2018년 말 도입한 것으로, 비전염성 가축질병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수의사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기에 치료함으로써 질병 및 폐사로 인한 축산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줄이도록 도와 소득을 안정시키는 것이 사업 목적이며, 2020년 말부터 현재까지 청주·함평·보은·강진·합천·제주·횡성·경산·상주·창원·함안·서귀포 등 12개 시·군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조사는 청주지역 보험가입 39농가와 같은 지역 미가입 58농가, 진천지역 미가입 44농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보험가입 전 각각의 폐사율은 3.02%·2.64%·1.50%로 조사됐다. 이후 청주 39개 농가가 보험에 가입한 후 기간 동안의 폐사율에서는 청주 미가입 58농가는 2.77%로 이전 2.64%에 비해 폐사율이 높아졌으며, 진천 미가입 44농가의 폐사율도 1.76%로 이전 1.50%보다 높아졌다. 반면 보험에 가입한 청주 39개 농가의 폐사율은 1.44%로 이전 3.02%에 비해 낮아졌다. 

이 같은 결과를 패널토빗모형이라는 분석모형을 이용해 다시 분석한 결과에서는 청주지역 보험가입 축산농가의 폐사율은 동일 지역인 청주지역에서 2.8∼2.9%p, 인접 지역인 진천 지역과 비교해서는 2.3∼2.4%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보험가입 의향이 있는 축산농가로 제한한 경우 감소효과는 4.5~4.7%p로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최소 2.3%p에서 최대 4.7%p 폐사율이 감소할 경우를 가정해 경제적 효과도 분석했다. 설문에 참여한 축산농가의 평균사육두수가 61두라는 점을 고려해 보험가입을 통해 폐사 두수는 최소 1.5두에서 최대 2.9두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2002~2021년간 평균 생산비와 가축질병치료보험료 등을 감안한 경우 농가당 약 134만1881원에서 260만102원의 소득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가축질병치료보험 가입률은 2020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2018년 11월부터 3년차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가입률도 15.9%에 불과한 실정. 이에 연구진들은 “일본의 소 축종 가축공제는 질병상해치료와 폐사를 동시에 도방하면서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해 1997년부터 정규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가입률은 낮은 국내 소축종 대상 가축재해보험과 가축질병치료보험이 연계되도록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아울러 가축질병치료보험제도가 시범사업을 넘어 전국적인 정규보험제도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참여자인 농가·수의진료조직·운영보험사 모두에게 순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발전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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