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부족 현장에 숨통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정부가 전량 매입하기로 했던 공공비축 산물벼 일부가 시장에 방출된다. 방출 물량은 약 5만톤 가량으로, 현장에선 벼가 부족한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현장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공공비축 산물벼 5만톤 내외가 시장에 방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장에서 벼 부족 심화 문제를 지속 제기하면서 정부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가 전량 매입하기로 했던 공공비축 산물벼는 총 12만8000톤으로 현재 약 4만여톤의 매입이 마무리됐고, 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보관하고 있는 물량은 8만톤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의 산물벼 의향을 조사한 결과 농협은 약 2만8000톤, 민간은 약 2만5000톤 정도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쌀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약 5만톤 가량의 산물벼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RPC 등이 인도하는 가격도 정해졌다. 40kg 조곡 기준으로 1등급은 6만7280원이며, 특등은 6만9530원이다. 현재 시세가 유지되고 있는 볏값과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다. 또한 업체들의 산물벼 인도 조건은 오는 9월까지 쌀로 판매를 완료해야 하며, 판매하지 못한 물량에 대해선 비율에 따라 2023년산 벼 의무매입량 추가나 벼 매입자금을 감액하는 등의 제재가 가해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민간의 벼 재고가 많이 줄었고, 원료곡 공급이 어렵다는 현장의 의견이 많았다. (방출 물량은) 예상이 5만톤이고, 오늘(8월 16일)까지 의향조사를 마치고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현장에서는 벼 부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워낙 벼가 없어 거래처가 끊기지 않는 선에서 쌀을 공급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따라서 정부의 산물벼 인도를 희망하는 곳이 적지 않을 보고 있다. 다수의 농협 통합RPC 및 민간 RPC들은 “벼 부족 현상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거나,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물량이 있어서 당연히 (산물벼) 인도를 할 계획이다”는 반응이다.

또한 현장에선 산물벼가 시장에 방출될 경우 산지 쌀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 이유로 산물벼 인도 가격을 들었다. 현재 1등급 기준으로 산물벼를 인도했다고 가정하면 순수 원가만 계산해도 20kg 정곡 기준 약 4만6700원이다. 여기에 가공비 등을 포함하면 4만9000원이 넘는다는 것. 8월 5일자 통계청 산지 쌀값 4만7961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윤철 농협 통합RPC운영협의회장(진주시 농협쌀조공법인 대표)은 “시장에 풀리는 볏값이 낮은 수준이 아니다. 여기에 쌀로 판매할 수 있는 시기도 4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아서 지금 쌀값은 물론 수확기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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