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기자간담회서 포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대한호두협회 설립 추진위원회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립 배경 및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대한호두협회 설립 추진위원회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립 배경 및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국내 소비량의 90% 이상 수입
재래종은 생산성 떨어지고
외진 임야에 식재, 교류도 단절

‘다수확형’ 신품종 보급 힘쓰고
불투명한 묘목 유통환경 개선
“소득작목으로 도약 힘쓸 것”

산지 생산량이 받쳐주지 못해 수입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호두 시장에서 생산성이 뛰어난 신품종을 중심으로 국내산 호두의 입지를 넓혀 생산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동시에 ‘깜깜이’ 묘목 유통환경 등 기존 체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된다. 호두 생산자를 대변하는 조직인 ‘대한호두협회’ 설립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사단법인 대한호두협회 추진위원회’(위원장 김현우)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진 배경과 활동 방향 등을 밝혔다.

추진위에 따르면 국내 호두 소비량의 90% 이상이 수입(미국 캘리포니아)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재래종 위주 생산으로 그나마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농가 소득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대량 공급 체계 등 산업화 기반도 열악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상당수 재배 농가들이 임야 등 외진 곳에 식재하다보니 농가 간 교류도 단절돼 재배 현황이나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취약한 생산 기반이 지속돼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투명한 묘목 유통환경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다. 엉터리 묘목을 신품종처럼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농가 피해가 속출하지만, 이를 개선할 역량이나 제도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호두 생산자들을 규합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보고, 설립을 추진하는 대한호두협회가 그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현우 추진위원장은 “국내 호두시장은 재래종과 ‘신령’ 품종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생산성이 낮아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측면이 작은 데다 묘목 유통도 불투명하게 이뤄지는 등 생산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재배 농가들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사단법인 대한호두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의 주요 활동 목표 중 하나가 농가 소득 증대다. 우선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을 마친 신품종(‘185’)을 현장 농가에 보급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해당 품종은 ‘조실성 박피 호두’인데, 최근 5~6년 전부터 시범 재배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 수입산보다 열매가 크고 껍질이 0.5~0.6mm 정도로 얇아 손으로 껍질을 까서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수확 특성을 갖춰 기존 호두 재배 면적 대비 8~10배의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현우 위원장은 “일반적인 호두나무의 평당 수확량은 1㎏ 내외지만 ‘185’ 품종은 3㎏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 또 수형관리 및 방제, 수확 등 관리도 수월하다”면서 “이 품종이 농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한다면 대량 생산 기반을 갖출 수 있고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판로 확대를 위한 사업 구상도 밝혔다. 농가들이 생산한 호두를 매입하는 수매사업을 통해 농가의 판로 걱정을 덜어주는 한편 호두기름과 건강보조식품 등의 가공사업을 통해 호두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묘목 유통환경 개선도 주요 활동 방향이다. 협회 설립 이후 가장 먼저 해결할 사안으로 꼽는 부분이다. 김현우 위원장은 “호두협회가 호두 묘목 전체를 검정해 신품종으로 인정되거나 국립종자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품종들은 호두협회에서 인증마크를 부착해 판매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7월 5일 충남 논산에서 발기인대회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사단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협회 정관, 사무규정, 회원관리규정 등을 마련했고 도지회 및 중앙임원 구성도 완료한 상황이다. 사단법인 인가 설립 전 최종 단계로 창립대회를 개최한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에 정식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김현우 위원장은 “호두는 과거 임야에서 재배됐지만, 지금은 전답에 식재되는 등 임업 분야를 벗어나 농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호두는 생과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일본 등 수출시장도 열려있어 무엇보다 고품질의 호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협회 설립을 통해 호두가 진정한 소득작목으로 도약하고 농업인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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