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포럼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재해피해위험구역 통해
주민 신속 대피 방안 등 제시

기후변화로 산사태와 같은 재해가 빈발해지고 있는 만큼 예측 및 경보시스템의 고도화와 함께 재해피해위험구역을 지정해 주민들을 신속히 대피하는 방안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태식)는 지난 4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산림 및 지반, 지질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산사태, 진짜 막을 수 없는가?’를 주제로 이슈포럼을 열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요인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 중 하나인 산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승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 동안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퍼붓는 양상으로 기존의 기준에 따른 재방, 안전시설 등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 산사태의 큰 원인이었다”면서 “산사태는 자연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건이지만 선제적인 예방 노력으로 향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원인을 짚어보고, 현장 측정, 과학적 예측 기술,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더 나아가서는 재난안전기준을 기후변화에 맞춰 재검토하고 제도와 관련시설을 정비하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산사태 현황 및 해외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를 통해 백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30년과 과거 30년을 비교했을 때 연 강수량은 135.4㎜가 증가한 반면 강수일수는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집중강우가 더 많이 내린다는 것인데,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기 때문에 극한호우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올 장마 때는 누적강수량이 648.7㎜로 50년 만에 3번째로 비가 많이 내렸으며, 21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연간 평균강수량 1300㎜의 절반 이상이 내렸다. 이처럼 극한호우가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백용 선임연구위원은 “토석류(토석이 물과 함께 하류로 떠내려가는 현상), 산사태, 낙석 등 재해종류별로 피해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사태 취약지구 관리방안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창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장은 종합토론을 통해 부처 간 협력을 통한 산사태 예경보시스템의 고도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산사태가 산림청의 소관임에도 산지는 산림청, 급경사지는 행정안전부, 도로비탈면은 국토교통부 등으로 관리주체가 나눠져 있다”면서 “향후 산지 위주의 산사태 정보시스템에 타 부처가 관리하는 정보를 통합해서 위험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산지 내에서도 산불지역, 목재수확지역, 농지로 전환된 지역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산사태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사태와 토석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면이나 유역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하고, 그 외에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재해피해위험구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창우 과장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구조물 대책(사방댐 설치 등)을 실시하고, 재해피해위험구역의 주민들의 경우 산사태 예경보가 났을 때, 단기 피난하는 제도처럼 비구조물 대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강우로 산사태를 비롯한 여러 재해가 빈발하고 있는데,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보고, 보완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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