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경락가 큰폭 상승 사라져
도축량 늘리기도 쉽지 않아
연중 분산출하 감안
입식시기 조절 목소리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과거 확연했던 명절특수가 사라진 가운데 한우농가는 연중 분산출하를 감안해 입식시기를 조절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육마릿수가 350만마리를 넘기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도축마릿수도 올해 94만5000마리를 기록한 후 2024년 101만4000마리·2025년 97만1000마리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인데, 지속적으로 명절특수를 기대하고 입식·출하가 이어질 경우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추석명절 특수기간을 앞두고 최근 찾은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음성으로 이전한 후에도 전국에서 한우 대표공판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곳 한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명절 특수가 희석되는 상황은 벌써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도축물량이 늘어도 명절 때가 되면 한우 경락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곤 했는데 그런 현상은 수년전부터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이 소폭 오르긴 하지만 명절기간에 맞춰 한우를 입식했다가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 전국적으로는 출하·도축량이 크게 늘기 때문에 실제 가격적인 측면에서 특수는 바라기 어렵다는 것. 특히 이 관계자는 “이전에는 명절을 앞두고는 작업시간을 연장하거나 주말에도 라인을 가동시켜 도축량을 늘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라면서 “또 각 도축장별로 도축폐수 처리용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하면서까지 도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일 900여마리 이상의 소를 도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음성축산물공판장도 도축량을 늘리더라도 하루 50마리 이상 추가로 도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기본적으로 도축장별로 1일 도축가능 마릿수가 정해져 있고, 도축폐수 처리용량을 넘기면서 작업을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과거처럼 작업시간을 연장해 도축량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도축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농협계열의 축산물공판장은 사전 출하예약제를 실시하고 있고, 이 예약에 따라 농가들이 출하를 하고 공판장에서는 도축을 하게 된다”면서 “앞으로의 애로사항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우 도축마릿수가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도축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농경연의 전망인데 명절 특수를 염두에 두고 입식한 물량이 많다면 출하예약제를 통해 모두 처리해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 명절특수는 거의 사라져가는 만큼 농가들도 경영상황을 감안해 출하시기를 분산할 수 있도록 입식과 출하를 진행해 줄 것”을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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