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농식품부 수급회의 제안에
생산자협회, 일정 끝냈지만
정부, 2만 톤 입찰 진행 방침 
나머지 7만 톤 수입은 논의키로

양파 생산자들이 폭우 속에서도 정부의 양파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9만 톤 증량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릴레이 선전전을 벌였으나 결국 정부 방침을 꺾지는 못했다. 정부는 수일 내에 증량 결정한 TRQ 물량 9만 톤 중 2만 톤에 대한 입찰 공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11일부터 열흘 동안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이어오던 ‘양파 TRQ 9만 톤 수입 발표 철회 촉구 양파주산지 릴레이 선전전’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양파 생산자들이 선전전을 벌여왔던 이유는 기재부가 지난 7일 진행한 ‘제27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하반기 가격 급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양파 TRQ 물량을 9만 톤 증량해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양파생산자협회 소속 농가들은 그러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측으로부터 양파 수급회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받고 선전전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수급 회의에서 직접 양파 TRQ 물량 증량 계획 철회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양파생산자협회 임원들은 21일, 농식품부·기재부 관계자와 함께 진행한 수급회의에서 △국내산 양파 수급 조절 없이 추진한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 △수급 매뉴얼 상 ‘주의단계’로, 명분 없는 결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양파 TRQ 물량 증량 계획 철회를 주장했지만, 결국 정부 방침을 꺾지 못했다. 이날 이미 기재부가 양파 TRQ 물량 9만 톤 증량을 골자로 한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을 개정·공포한 상황으로, 농식품부는 추가적인 양파 시세 상승과 물량 부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수일 내에 2만 톤에 대한 입찰 공고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나머지 양파 TRQ 물량 7만 톤 수입에 대해서는 생산자단체와 논의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상황이 이같이 흘러가자 생산자단체도 추가적인 양파 TRQ 물량 수입 저지에 더 무게를 두려는 분위기다. 김병덕 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양파 TRQ 물량 확대는 농가 사정은 더 어렵게 만들고, 소비자에게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정책으로, TRQ 물량 확대를 최대한 막아내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향후 TRQ 물량 수입에 대해 생산자단체와 논의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재부·농식품부와 상시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산물 유통 혁신방안 마련, 양파 5만 톤 공공비축 및 농협을 통한 출하조절 등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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