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설립총회 갖고 본격적 움직임
7월 중순 설립 승인 날 전망

거출액 10억·4년 차 의무 전환
향후 목표로 내세웠지만
김치업체 이중 납부 ‘거부감’ 
대부분 소규모, 거출 난항 우려

전통식품자조금의 설립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고통 받는 전통식품업계는 자조금의 설립과 운영이 변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자조금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거출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한국전통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통식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설립총회를 개최했다. 설립총회에서는 전통식품자조금의 출범을 자축하고, 위원장 선출을 진행한 결과 김석찬 씨(공군 ROTC 장교회 7대 회장)가 초대 전통식품자조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부도 전통식품자조금의 설립에 발맞춰 관련 행정 업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식품자조금의 설립 근거와 운영 방안 등을 담은 식품산업진흥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개정이 마무리 됐다. 현재는 전통식품자조금의 설립 허가 여부에 대한 검토가 막바지인 상황으로, 7월 중순까지 설립 승인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식품자조금의 향후 목표는 자조금 거출액 10억원과 출범 4년 차에 의무자조금으로 전환 등 두 가지다. 우선 자조금 운영 규모를 20억원으로 설정하고, 자부담 10억원(정부 매칭 10억원)을 거출을 목표로 움직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가 하반기에 전통식품품질인증을 받은 업체를 대상으로 펼치는 교육에서 자조금 홍보와 가입 독려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설립 4년차인 2026년 임의자조금에서 의무자조금을 전환을 목표로 설정했다.

전통식품자조금이 부푼 꿈을 안고 출항했지만,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가 우려하는 건 거출이다. 자조금 운영에 가장 중요한 거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와 업계 규모에 비해 자조금 거출액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거출에 난항이 예상되는 건 전통식품에 속한 김치가 이미 별도의 단일품목 자조금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김치 업체들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조금을 이중으로 납부하는 것에 대해 자칫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통식품자조금의 회원 대상인 전통식품품질인증을 받은 건수는 2022년 12월 기준 총 761 품목(438개 업체)이다.

이 중 고추장과 간장, 메주와 된장, 청국장 등 장류가 351건으로 가장 많고, 김치류가 127건으로 전체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전통식품업체들이 소규모로 운영되고, 전국에 흩어져 있다 보니 거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도윤 한국전통식품협회 사무총장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통식품자조금의 출범이 전통식품 소비 활성화에 변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자조금이 지속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거출율 향상을 방안을 전문가에게 연구용역을 맡겨 놓은 상황으로, 업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