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농식품부, 마늘 수급대책 마련
산지가격 동향에 따라
상품 마늘 추후 수매 방침


마늘 주산지를 중심으로 이달부터 햇마늘(건마늘) 출하가 시작된 가운데 산지 가격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가 마늘 수급 방안을 내놨다. 우선적으로 저품위 마늘의 출하연기 조치를 내리고, 상품 마늘에 대해서는 산지 가격 동향을 고려해 정부 비축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산 마늘 수급 안정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주산지)와 농협, aT, 생산자단체 등에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가격이 낮고 판로가 어려운 벌마늘·쪽마늘 등 저품위 등외품에 대해 출하연기 등의 시장격리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품위 마늘 수매는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해 출하를 연기하고 물량·등급·가격 등은 주산지협의체에서 결정할 예정이며, 채소가격안정제 미가입 농가는 해당 지자체와 생산자단체에서 자체 처리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남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은 7일 “전반적으로 창녕 등 주산지의 작황이 유난히 좋지 않은 편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산지협의체에서 저품위 마늘의 물량이나 등급, 가격 등 세부사항을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해 출하연기를 하도록 했다”며 “지자체별로 논의를 마무리하면 후속 조치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품 마늘에 대해서는 산지 가격 동향을 살핀 뒤 정부 수매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남윤 서기관은 “농업관측기관에 따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이 전년보다 증가하지만 평년보다는 감소할 전망이어서 산지 가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초매식(7월 1일) 등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로부터 며칠 지난 지금은 초반보다 가격이 올라 반등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지 가격 상황을 지켜보고 정부 수매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산지의 반응은 일단 다행스럽다는 분위기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6일 성명서에서 “이번 대책이 마늘생산자들의 요구를 모두 담고 있지는 않지만, 생산자들의 요구사항 중 상품은 높은 가격(4500원)으로 수매하고, 가격이 낮고 판로가 어려운 저품위 마늘을 시장 격리해달라는 내용이 반영됐다고 보여진다”며 “수습 대책이 마늘 산지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으나, 농식품부에서 발 빠르게 대책을 발표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생산자협회는 지난 3일 마늘 초매식이 열린 창녕농협공판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늘 수급 대책 마련을 촉구한 데 이어 7일 오전 농식품부 앞에서 전국마늘생산자대회를 계획했는데, 이 일정을 보류하는 한편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수급대책 등을 요구하겠다는 생각이다.

김경수 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현재 상황을 예견해 앞선 3월부터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생산자들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했는데, 이번 대책에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세부적인 대책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산지 가격 추이를 지켜보며, 상품 마늘의 정부 비축 등 생산비 보장을 위한 수급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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