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생, 검역본부 상대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수의대생들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수의사 시험 문항과 정답 공개 요구라는 실질적인 행정소송 청구 이유와 함께 수의대생들은 수의사 국가시험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바라고 있다. 

대학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회장 안태준)는 지난달 29일, 서울행정본부에 검역본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대협이 지난 4월 검역본부에 제67회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해 비공개 처분을 받은데 따른 후속조치다. 또 수대협은 행정소송을 통해 수의사 국가시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국가 기관의 관심도가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수대협에 따르면 연간 수의사 국가시험을 운영하는 데 쓰이는 예산은 2021년 기준 1억7000만원으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하에 치뤄지는 25개 직종의 국가 시험 운영 평균 예산 10억200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국시원 총 임직원 수가 140명을 넘는데 반해 수의사 국가시험 운영 기관인 검역본부에서 수의사 시험을 담당하는 인력도 단 2명에 불과하다. 

수대협은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봤다. 다만 항소심과 상고심이 이어지면 최종 판결이 나오는 시점은 2~3년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태준 수대협 회장은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현 상황에 국가시험 문항을 공개하는 게 시기상조란 일각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고 공감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번 행정소송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십 수 년 전부터 문제은행 도입 등을 통한 국가시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수의사 국가시험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국가기관의 관심도 부족을 탓할 수밖에 없으며, 행정소송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기관으로 하여금 수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다시금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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