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생산량 전년비 30% 감소 불구
저온피해로 상품성 떨어져
기존 소비 수요도 타격
수익 악화에 농사 포기 우려

6월 제철 과실 중 하나인 매실의 생산량이 크게 줄었지만, 소비 부진에 저온 피해에 따른 상품성 하락이 겹쳐 시세 흐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5~12일 최근 1주일간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매실 도매가격(청매실 10㎏ 상자·상품 기준)은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대를 오르내리다 12일 2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 2만7000원~3만원대보다는 15~20% 정도 하락해 약보합세를 띠고 있다.

5월 중하순 출하가 시작된 매실은 초반 시세가 4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처지는 모습이다. 매실 주산지인 전남 광양의 수확이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고 뒤이어 순천, 곡성, 전주 등에서 출하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출하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으로, 시세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장시산 경매사는 “6월 12일 주간이 출하 물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양은 수확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후 다른 산지의 출하가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어 산지 출하 일정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며 “도매시장 반입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가격은 현재 수준보다 떨어져 약세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 30% 줄었지만 냉해로 상품성 저하기존 소비 수요 타격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실.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실. 

눈여겨볼 대목은 매실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정도 급감했는데도 가격 흐름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산지와 도매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매실 생산량은 봄 개화기 저온 피해(냉해) 여파 등으로 지난해보다 30% 수준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생산량 감소보다는 상품성 하락 변수가 최근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저온 피해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매실이 많아지면서 기존 소비 수요도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장시산 경매사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세는 15%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다른 과일은 물량이 줄면 시세가 잘 나오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매실 소비가 국한돼 있기 때문”이라며 “생식용보다는 청이나 엑기스, 장아찌 등의 소비 수요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올해 저온 피해로 크기가 작년보다 잘고 비상품과들이 많이 늘어나서 기존 소비도 부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옥 한국청과 경매사는 “매실 소비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매실청이나 엑기스, 장아찌 등이 대형마트에서 연중 판매되다보니 제철에 생산되는 매실 현물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생산원가 부담만 커지고 수익성 악화농사 포기 우려

이상기후(자연재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대한 수익이 보전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인위적인 감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장시산 경매사는 “매실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는 기후변화도 있겠지만,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원가 부담이 높아진 반면 이 비용이 시세에 반영되지 못하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돼 농사를 포기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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