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농어업위 민간위원, 2월부터 활동
청년농업인 3만명 육성책 등 눈길

신규 인력에만 초점 맞춘 정부 정책 
입문, 초·중·고급 단계별로 적용하고
기존농업인 ‘롤 모델’ 육성 등 필요 

산부인과 등 정주여건 개선 시급
이력서 들고 농촌 찾는 미래 꿈꿔

“청년농업인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일, 그거 하나에만 신경쓰겠습니다.”

올해 2월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어업위)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서인호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은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단정했다. 2기 민간위원 중 청년농은 서인호 회장과 장슬기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고문. 2기 임기가 조만간 종료되고, 새로 3기가 꾸려지는데, 서 회장은 여기에서도 민간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그래서 청년농이 서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전남 나주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서인호 회장. 그를 전남 나주의 어느 카페에서 만나 민간위원으로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민간위원 위촉된 지 4개월, 어떻게 보냈나.

“청년농업인 대표가 농어업위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부터 2년간 강선아 당시 청년농업인연합회장이 민간위원으로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활동하는데 제약이 컸다. 이런 아쉬움을 떨칠 수 있도록 민간위원으로 들어온 이후 농어업위와 청년농 정책 등을 두고 자주 이야기 하고 있다. 예전 농어업위 분과위원으로 잠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비교하면 농어업위 내에서 청년농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느낀다.”

-농어업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주변 청년농들에게 저를 활용하라고 얘기하곤 한다. 저에게 민원을 많이 말할수록 농어업위에 제안할 수 있는 의견도 많아진다. 그러면 이런 민원이 의제로 다뤄진다. 이를 통해서 청년농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이 정책은 정부에 제안되기도 한다. 그만큼 청년농을 대변하는 일은 물론 청년농과 정부간 소통 창구로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청년농들이 소외되지 않고, 또 이탈하지 않도록 농어업위에서 적극 활동하겠다.”

-청년농 정책들을 평가해달라.

“청년농 3만명 육성이나 청년창업농 확대 등 새로 진입하려는 청년농을 위한 정책이 눈에 띈다. 청년농이 늘어나는 건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이 신규 청년농에 맞춰져 있다보니 기존 청년농을 위한 정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입문, 초급, 중급, 고급 등 단계별로 맞춤형 정책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기존 청년농을 ‘롤 모델’로 육성하는 부분도 ‘돌아오는 농촌’을 위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청년농에겐 정주여건도 중요할 텐데.

“청년농이 농촌에 살기 위해선 정주여건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청년농이 시골에 아이를 낳고 정착하기 위해선 산부인과가 필요하다. 나주시만 보더라도, 인구가 10만이 조금 넘는데, 진료를 할 수 있는 산부인과는 있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산부인과는 없다. 출산을 하려면 1시간이 넘는 광주나 목포로 가야한다.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시가 이런데, 인구가 2~3만명 되는 군은 어떠하겠는가. 아이랑 살 수 없는 곳이라면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다.”

-직접 구상하는 농업의 미래는 어떤가.

“이력서를 가지고 농촌으로 면접을 보러오는 날을 꿈꾸고 있다. 간혹 ‘할 거 없으니 농사나 짓겠다’란 말을 한다. 가슴이 아프다. 씨를 뿌리고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게 되면 그 해 농사는 망친다. 농사는 허투루 해서 될 일이 아니며, 농사도 청년들에게 ‘선망의 직업군’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언젠간 이력서를 들고 농촌으로 청년들이 오고, 우리들이 그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