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물가안정을 빌미로 한 정부의 반복적인 무관세, 저율관세 농산물 수입에 농가들이 멍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양파, 마늘뿐 아니라 바나나, 망고까지 무관세, 저관세 혜택을 주고 있어서다. 정부는 가계부담 완화를 위해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6월초부터 크게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돼지고기는 12월말까지 최대 4만5000톤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생강은 관세가 377.3%지만, 관세 20%인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1500톤 증량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수입은 해당 품목의 가격하락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돼지고기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 중인데, 연말까지 기간을 또 늘린 것이다. 현재 돼지고기 재고량이 연중 최고치인 상태여서, 자칫 추석 이후 국내 돼지가격의 폭락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높다. 생강의 경우 올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2021년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재배면적을 감축해서다. 그런데 올해는 생강 재배면적이 다시 늘어났고, 9월이면 햇생강이 나오는 상태에서 하절기 가격안정을 이유로 20% 저율관세를 9월까지 적용하는 것은 큰 폭의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대응해야지, 이처럼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무차별 수입하는 방식은 효과도 의문이고, 국내 생산농가만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무분별한 무관세, 저관세 수입을 지양하고, 보다 근본적인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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