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비대면 특수 속에 화훼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수입 물량이 역대 최대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꽃 소매점 판매대 모습. 
비대면 특수 속에 화훼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수입 물량이 역대 최대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꽃 소매점 판매대 모습. 

올해 4년 만에 비대면에서 벗어난 가정의 달인 5월 특수를 겨냥한 카네이션 수입이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주요 절화인 장미와 국화 역시 올해 수입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수입꽃 전성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카네이션 ‘비대면 특수’ 속 4월 783톤 수입2021년보다 57%나 늘어

‘5월의 꽃’으로 불리는 카네이션이 4년 만의 비대면 특수 속에서 사상 최대 수입량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카네이션은 5월 수요가 가장 많은 꽃으로, 1년 중 4월과 5월 수입이 집중되는 경향을 띤다. 4~5월 중에서도 국내 통관 및 검역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관계로 4월 수입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한 달간 카네이션 수입량은 783톤이다. 2022년 4월 657톤보다 19% 증가한 수치이며, 2021년 4월 500톤에 비해 57%나 증가했다. 2020년 4월 368톤과 비교하면 3년 새 2배 이상 폭증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올해 5월 카네이션 수입량이 반영되면 올 4~5월 두 달에 걸쳐 대략 800~900톤의 카네이션이 수입됐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역대 최대치다. 2020년 연간 카네이션 수입량이 총 878톤인 점을 감안하면, 올 4~5월 두 달 사이에 과거 1년 수입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연간 수입량은 가파른 증가 추세다. 코로나 국면이 시작된 2020년 878톤에서 2021년 1248톤(2020년 대비 42%↑), 2022년 1710톤(2021년 대비 27%↑)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4월 수입량은 1130톤으로, 이미 지난해 수입량의 66%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농어민신문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 카네이션 수입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약 15년간 수입 추이를 살펴본 결과, 올해 수입 예상량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수입국은 콜롬비아와 중국이다. 수입 최대국은 콜롬비아로, 수입 물량은 2020년 540톤·2021년 894톤·2022년 1277톤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뒤를 따르는 중국 카네이션도 마찬가지. 2020년 335톤·2021년 352톤·2022년 433톤 수입됐다. 중국산의 경우 올해 이미 471톤이 들어온 상황이다.
 

장미·국화 장미 수입 작년보다 49% 늘고 베트남산 국화도 크게 증가

장미와 국화의 수입 증가세 역시 무서운 속도다. 장미 수입량은 2020년 389톤, 2021년 588톤, 2022년 877톤으로 각각 51%, 49% 증가했다. 최근 3년 사이 연평균 50%씩 급증한 것이다. 올해 수입량은 1~4월 345톤으로, 추세상 3년간 가장 수입이 증가한 흐름이다. 지난해 주요 수입국은 콜롬비아(509톤), 에티오피아(327톤), 중국(20톤), 르완다(13톤) 순이다.

수입량 규모가 큰 국화는 2020년 6342톤에서 2021년 6017톤으로 소폭 줄었다가 2022년 6831톤으로 14% 증가했다. 올해는 4월까지 2342톤이 들어왔다. 주요 수입국은 중국과 베트남인데,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이 중국을 앞질렀다. 지난해 수입량은 베트남 3650톤, 중국 3180톤이다.

 

국내 생산여건 악화일로 검역 강화해 산업 보호·병해충 유입 차단해야

이처럼 수입 절화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훼 생산 여건은 악화일로다. 화훼 생산자들은 유통구조 문제 등으로 꽃 도매 시세는 답보 상태인 반면 인건비, 유류비(난방비), 자재비 등 생산비 상승으로 농가 수익이 악화되는 실정에서 성수기마다 급증하는 수입꽃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국내 화훼 수요가 많은 4~5월, 명절, 연말 등에는 수입 절화 검역을 강화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병해충 유입도 차단해야 한다는 농가들의 여론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6월 중으로 ‘수입 화훼 검역시스템 개선을 위한 화훼단체 및 학계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을 열고 관련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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