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수확기 앞서 이례적 TRQ 추진
9월까지 식용 1500톤 증량 계획
상반기 종자용 이어 또 수입 


수확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식용 생강 TRQ(저율관세할당) 수입이 추진되면서 생산 현장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5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생강 등 8개 농축수산물 관세율을 이달부터 대폭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생강은 TRQ 물량 증량(1500톤)을 통해 수확기 이전인 9월까지 들어올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생강 소비자 가격은 이미 크게 올랐으며, 하절기 동안에도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시장접근물량을 1500톤 증량(식용 생강)해 하절기 동안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신속한 가격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농여건 악화로 재배 줄어 가격 오른건데수입 인한 수확기 가격 악영향 우려

올해 생강 가격은 강세를 띠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생강 도매가격(상품)은 1㎏ 기준으로 6월 1일 1만1880원으로, 평년 6966원보다 높다. 이는 생강 재배면적이 감소해 지난해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앞선 2021년 생강 가격 폭락을 겪은 데다 생산비 증가 등으로 영농 여건이 힘들어지자 재배 규모를 축소한 여파에 따른 것이다.

생강 TRQ는 실수요자 배정방식으로 매년 1860톤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신선생강 일반 관세가 377.3%인 반면 TRQ 수입 양허관세는 20%. TRQ 수입 생강은 전량 종자용으로 공급되는데, 올해 상반기 종자용 수입이 이뤄진 데 이어 이번에 이례적으로 수확기에 앞서 식용 생강 수입이 추진됨에 따라 수확기 가격 변동 등 산지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전북 완주에서 생강을 재배하고 있는 임희문 한국생강생산자연합회장(영농조합법인 완주봉상생강조합 조합장)은 “2021년 생산비는 급등했는데 생강 가격 폭락을 겪으면서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배 규모를 많이 줄였다. 그 여파로 가격이 오르자마자 바로 수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이다.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 회장은 이어 “식용 생강 수입 발표가 나자마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상황이다. 수입 발표만으로도 산지 가격이 술렁이는 상황인데, 9월까지 수입을 한다고 하니 10월 햇생강 수확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우려스럽다”면서 “올해는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칫 가격 폭락 사태가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우려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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