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양파생산자협회 기자회견
정부 수매가 인하 압력 비판도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양파 생산 농민들이 생산비 증가 등의 현실을 반영한 수매가격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는 15일 전남 무안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최소한 물가인상률과 생산비 인상률을 반영한 수매가가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수확 인건비가 8만원에서 15만원으로, 요소비료가 1만원에서 2만원으로 농약값도, 유류비도 모두 2배 가까이 올랐다. 모든 물가가 올라 양파 생산비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물가 인상률과 생산비 증가분만큼이라도 양파 수매가 결정에 반영해 달라”고 촉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5월 말쯤 양파(중만생종) 수매가격이 결정되는데,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의 수매가격이 기준이 된다. 이후 진행되는 전남, 경남, 경북, 전북 등의 수매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 수매가는 양파 한 망(20㎏)당 1만6000원으로, 뒤이어 함양농협 1만8000원, 합천농협 1만9000원, 경북 등에선 2만원 정도의 수매가가 형성됐다.

협회는 지난해 수매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수매가격을 결정하도록 정부가 농협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작년에도 양파 수매가를 높게 주는 농협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를 통해 주던 수매지원금을 늦게 지급하는 등 농협 뒤에서 양파 취급 농협만 옥죄는 일을 했다”며 “올해도 작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양파를 수매하지 않으면 바로 저율관세 양파를 수입해 시장에 내겠다고 농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양파 취급을 하는 농협은 조합원인 양파 농가의 어려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수매가에 반영하고 싶어도 정부 눈치가 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중간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농협이 추구하는 ‘같이’의 가치를 위해서라도 올해 최소한 물가인상률과 생산비 인상률을 반영한 수매가가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수입을 통한 일시적인 수급 정책이 아닌 공공 비축을 통한 적극적인 수급 정책으로 국산 양파 시장을 지키고 소비자인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건강한 양파를 공급할 수 있는 근본적인 수급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강선희 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올해 양파 재배면적이 2.3% 줄었고 4~5월 냉해로 생산량 감소가 예측되고 있다. 이미 전년보다 많은 생산비가 투입돼 있는데, 수매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생산 농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최소한 생산비를 보장하는 수준의 수매가격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