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김승규 인천대학교 교수
모든 해양생물에 악영향
해양 생태계 변화 ‘경종’

“지금 당장 플라스틱의 해양배출을 중단하더라도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모든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준에 도달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이 필요합니다.” 김승규 인천대학교 교수가 ‘2023 서울국제수산식품전시회’부대행사로 4월 27일 개최된 ‘바다환경과 수산물 안전 세미나’에서 ‘미세 플라스틱과 수산물 안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 말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연구를 수행해 왔다는 그는 “플라스틱이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된 것은 1950년부터였고 그 이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산업이 성장했다”면서 “지난 칠십 년 동안 누적된 생산량이 83억톤 정도로, 이중 1~4% 정도가 해양으로 유입될 거라고 추정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해양으로 들어온 플라스틱 총량은 대략적으로 수억 톤 정도로 추정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해양으로 들어온 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그전에는 없었던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진 미생물이 등장하게 됐는데,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양이 많은 지역에서 이러한 새로운 종들이 많이 출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플라스틱이 생산된 이후에, 다시 말해 해양이 플라스틱으로 크게 오염된 이후에 해양에서의 생태계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플라스틱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내놨다.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전 세계 바다로 퍼지게 되기 때문. 이어 그는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그게 작든 크든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안정적인 제품이라고 해서 쓰고 있지만 여러 가지 풍화 과정을 거쳐서 잘게 부서지게 되고, 이로 인해 크기가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00마이크로미터 이상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은 몸 밖으로 배출이 되지만 이보다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관의 세포를 통해서 몸 안으로 들어올 수가 있고 그러면 순환기를 통해서 온몸의 조직으로 퍼지게 된다. 그 결과로 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게 된다”며 “입자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낮은 단계인 플랑크톤에서부터 그리고 높은 단계인 포유동물까지 모두 다 노출이 될 수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경고했다. 

김승규 교수는 그린피스와 함께 전 세계 17개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소금을 구입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한 결과도 일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량이 많은 나라에서 생산된 천일염 시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는데, 이는 플라스틱 유입량과 검출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천일염을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분석에 사용한 이유에 대해 “해양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의 60~80%가 육상에서 유입되고 있고 그것이 주로 하천을 통해서 유입된다”면서 “플라스틱이 연안으로 유입되면 연안 해수가 오염되는데, 연안 해수를 이용해 만드는 대표적인 제품이 천일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규 교수는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제5차 유엔총회에서 2024년까지 해양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맺자고 결의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해양에서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