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토종벼 농부대회
토종쌀 소비 방안 모색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전국토종벼농부들은 지난 18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에 위치한 토종벼 단지에서 ‘2023 제8회 전국토종벼 농부대회’를 개최했다.
전국토종벼농부들은 지난 18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에 위치한 토종벼 단지에서 ‘2023 제8회 전국토종벼 농부대회’를 개최했다.

토종쌀로 만든 막걸리를 시음하고, 시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종벼를 재배하는 농가들인 ‘전국토종벼농부들’은 지난 18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에 위치한 토종벼 단지에서 ‘2023 제8회 전국토종벼 농부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전국토종벼 농부대회는 ‘토종쌀과 막걸리’를 주제로 토종벼 심포지엄과 토종쌀 막걸리 16종 시음회, 토종볍씨 나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토종벼 심포지엄에서 이근이 전국토종벼농부들 대표는 토종벼에 대한 정의와 재배 현황 등을 설명하고, 토종쌀 막걸리 시장이 활성화되면 토종벼 소비 확장뿐만 아니라 재배면적의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근이 대표는 “2022년 기준 전국 토종쌀 생산량은 총 40톤으로 토종쌀 막걸리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연간 생산량을 모두 소화할 있다”며 “또 토종쌀 막걸리 시장이 확대될수록 확실한 소비처가 생기기 때문에 토종벼를 심는 농가들도 늘어 토종벼 복원에 속도가 붙고 소규모 토종벼 재배 농가들의 생존권도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종벼 여러 품종을 사용해 토종쌀 막걸리를 만든 사례도 소개됐다. 최영은 ㈜농업회사법인 씨막걸리 대표는 쌀 소비문화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추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에 토종쌀 막걸리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북흑조와 멧돼지찰, 한양조와 귀도, 백팔미 등의 토종쌀을 사용해 2개월에 걸쳐 시제품을 생산했고, 관능평가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맛과 향은 시판 막걸리에 비해 확실히 차이가 존재했고, 질감과 바디감의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 대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토종쌀의 이름과 뚜렷한 특징을 강조할 수 있는 품종을 재선별해 패키지화할 계획이다. 또 토종쌀의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함께 만들어 크라우드펀딩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등도 기획 중이다. 

최영은 대표는 “토종쌀이 일반쌀에 비해 생소하다보니 막걸리를 빚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최종 시제품을 마셔보고 맛과 향, 질감과 바디감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쌀이 주인공이 되는 술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쌀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다양한 토종쌀 막걸리를 시음한 박준호(29) 씨는 “와인은 포도의 품종에 따라 맛과 향이 다양한데 전통주는 원재료인 쌀의 다양성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면서 “토종쌀 막걸리를 시음해보니 기존의 막걸리에 비해 경험해보지 못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고, 앞으로 다양한 토종쌀 막걸리 제품이 출시됐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근이 전국토종벼농부들 대표는 “쌀이 소비되지 않고, 농부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처참한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 토종쌀과 먹걸리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다”며 “이번 제8회 전국토종벼 농부대회가 토종쌀 막걸리뿐만 아니라 토종쌀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소비되고 재배면적을 늘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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