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상반기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136개사 바이어 수출 상담
소비자 만족도 높아 수요 꾸준
드라마·영화 인기문화에 관심
한식 만들어 먹는 소비자 늘어

▶4명의 바이어 조언은
영문 표기, 조리법 등 첨부
할랄인증 제품 부족 아쉬워
신선식품 규모 갖춰 시장 개척을 

해외 유력바이어를 초청해 국내 농식품 수출 확대를 지원하는 2023 상반기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BKF, Buy Korean Food)가 지난 19~21일 aT센터 전시장에서 열렸다. 수출상담회에는 320개 국내 수출업체와 함께 전 세계 40개국에서 136개 바이어가 참가했다. 해외 대형유통채널 및 납품벤더, 바이어들은 국내 업체와 1:1 상담, 생산현장 방문 등을 통해 상품 발굴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자국 내 분위기를 전하고, 상품명 영문표기나 조리법 첨부, 할랄(HALAL) 인증과 같이 수출 확대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농식품 품질 만족도 높아

왼쪽부터 사이러스 찬(홍콩), 알리앙 탄(인도네시아), 베니 림(말레이시아), 프리탐(아랍에미리트) 바이어.
왼쪽부터 사이러스 찬(홍콩), 알리앙 탄(인도네시아), 베니 림(말레이시아), 프리탐(아랍에미리트) 바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참가한 알리앙 탄(Aliang Tan) ‘카이파 푸드(KAIFA FOOD)’ 대표는 한국 농식품의 강점으로 품질을 꼽았다. 이곳은 프리미엄 식음료 유통업체다. 통조림, 음료, 소스, 식재료 등을 수입해 자카르타 등 15개 주요 도시와 인근 지역의 대형마트, 슈퍼마켓, 도매상, 편의점 등 소매점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온라인 쇼핑객들을 위한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주요 수입처는 한국과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유럽 및 북미 등지다. 알리앙 탄 대표는 “한국산 수입비중이 35% 정도로 매우 높고, 고정적으로 거래하는 한국 업체도 5~6곳이나 된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격이 비교적 높더라도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면 구매에 나서는 수요층이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산은 판매가 잘 된다”고 말한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접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려는 요구가 높은 것이 한국 농식품이 인기가 있는 이유다. 직접 한식을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한국의 장류와 소스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번에는 스낵(과자)류, 간장을 비롯한 소스류, 즉석에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상품 등을 발굴하기 나왔는데, 라면과 조리법이 비슷한 ‘잔치국수’와 ‘김치소면’, ‘솜사탕’ 등이 알리앙 탄 대표의 관심을 끌었다.

홍콩에서 온 사이러스 찬(Cyrus Chan) ‘톱 윌 리미티드(Top WeaL Limited)’ 수석 매니저 역시 “홍콩의 소비자들의 경우 한국산 농식품의 맛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또, 홍콩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산 딸기의 경우 일본산과 비교해 향이나 당도 등 품질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도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사이러스 찬 대표는 매년 30~40종류의 한국산 농식품을 수입한다. 홍콩에서 280개 매장을 보유한 파큰숍(Parknshop)에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파큰숍 내에 전문 매대를 확보해놓고 위탁판매도 한다.파큰숍에서 2022년 12월부터 2개월간 진행된 한국산 프리미엄 딸기 판매 행사를 주선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가공식품과 냉동식품 쪽의 상품을 더 발굴하기 위해 수출상담회에 참석하게 됐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프리탐(Preetam) ‘에스에이티 글로벌(SAT Global FZC LLC)’ 대표는 “두바이에서는 이탈리아, 인도, 한국 농식품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시장상황을 전한다. 그는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두바이 소비자들이 매운 맛을 선호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려는 요구가 있으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3 BKF에 참가한 해외바이와 국내 농식품 기업이 수출상담을 하는 모습.
2023 BKF에 참가한 해외바이와 국내 농식품 기업이 수출상담을 하는 모습.

 

수출국 소비자들의 편의성 고려해야

해외바이어들은 국산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개선할 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이러스 찬 매니저는 “조금 전 미팅에서도 말했는데, 한국의 소비자들은 포장만 보고서도 어떤 상품인지를 인지하지만 해외 소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수출 제품인 만큼 영문 표기를 병행했으면 좋겠고, 상세한 조리법이나 레시피 등을 첨부하는 것도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앙 탄 대표 역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명만이라도 영문으로 표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랄인증 제품의 다양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참가한 베니 림(Benny Lim) ‘케이엠티 자야(KMT JAYA SDN BHD)’ 상무이사는 “소비자들이 한국 식품에 대해 신선도, 품질,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할랄인증 제품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말레이시아 인구 중 말레이인이 가장 많고, 이들 대부분은 무슬림인 만큼 할랄인증을 받는 것이 시장진입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케이엠티 자야’는 2009년 설립됐으며, 말레이시아 내에서 한국 농수산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이다. 수출상담회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선으로 참가하게 됐는데, 거래처 확대에는 큰 기회라고 여긴다. 베니 림 상무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라면이 가장 인기가 있고, 김치, 바나나맛우유, 인삼제품 순으로 선호도가 높다”면서 “수출상담회를 통해 기존 거래처도 만나고, 새로운 기업도 만났는데, ‘몽고간장’, ‘영풍식품’ 등은 거래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에스에이티 글로벌’은 두바이에 기반을 두고 식음료 제조와 유통, 브랜드 컨설팅 등을 하는 곳이다.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EU(유럽연합) 쪽으로 식음료를 유통시키고, 영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라면, 불고기 등에 첨가하는 튜브형 소스류, 과자류,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을 수입한다. 수출상담회에는 떡볶이, 컵라면과 같은 간편식,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김치와 인삼 제품의 수입처를 발굴하기 위해 참가했다. 두바이는 식전, 식후 차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는데, 기후 탓에 재배하기 힘든 딸기, 배, 키위의 수입처를 알아보고 있다. 프리탐 대표는 “두바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라면의 경우 대형식품회사들이 수출하는데, 신선식품 분야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한국은 신선식품의 종류가 다양한데,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는 것이 해외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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