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축산관측 3월호를 통해 한우 도축마릿수가 2023년 94만3000마리, 2024년 101만3000마리, 2025년 96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한우가격이 폭락했던 2012년(84만마리)과 2013년(96만마리) 도축마릿수를 초과하는 물량이다. 그래서 도축마릿수가 급등하는 2024년과 2025년 가격이 어느 선에서 형성될지 예상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전망을 반영하듯 한우가격은 여전히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3~7일) 한우 평균가격은 ㎏당 1만6225원(등외 제외)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와 농협경제지주, 전국한우협회 등 한우업계는 2010년대 초반처럼 한우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고 한우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저능력 한우 경산우와 미경산우를 대상으로 암소 비육지원사업을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올 초부터 대대적인 한우 할인 판매, 한우 암소 난소 결찰사업(농협경제지주) 등을 시행하고 있다. 13일부터 15일까지 한우고기를 부위에 따라 시중 가격 보다 20~40% 저렴하게 판매하는 ‘살맛나는 한우고기 파격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업계가 2010년대 초반처럼 한우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고 한우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반해 다른 한편에선 송아지 입식 등 사육규모 늘리기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한 때 300만원을 넘었던 암송아지, 500만원에 육박했던 수송아지 가격이 각각 암송아지 260만원, 수송아지 319만원(6~7개월령·3월 평균)까지 하락하는 등 가격이 떨어지자 송아지를 입식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우가격이 저점을 찍은 후 반등하는 사이클을 되풀이했던 만큼 저렴하게 사둔 송아지가 출하하는 2~3년 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일부 농가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우업계가 대대적으로 농가 경영과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일탈(?) 소식은 반갑지 않다. 나만 돈을 벌 수 있다면 다른 농가들, 한우산업은 중요하지 않다는 이기심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우가격 파동기를 겪은 후 한우농가 숫자는 크게 줄었다. 2010년대 초반 파동기 후에도 한우농가 숫자는 53.8% 감소했다. 농가 숫자 감소는 향후 한우고기 자급률, 농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많은 농가들이 함께 멀리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현우 축산팀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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