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원물 확보·품질 제고 위해 필요
베트남산 둔갑 중국산 대응
저장·예냉시설 확보 시급
표준·등급화, 공동선별 모색을

정부가 올해 농식품 1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배추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출전용 배추유통센터(APC) 설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원활하게 배추를 수출하기 위한 원물 확보 및 수출 배추의 품질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란 것이다.

수출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배추류 수출금액은 2000만 달러(약3만 톤) 수준으로 원예농산물 중 3번째로 수출비중이 큰 품목이나 자연재해에 취약해 원물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배추는 90% 이상 대만시장에 수출하는데, 한국산 물량이 부족한 4~9월에는 중국산 배추가 베트남산으로 둔갑돼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을 포함해서 대만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우리나라의 배추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 시즌에 걸쳐 안정적으로 수출 배추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 수출업계의 설명이다.

회원사인 지중해영농조합법인과 함께 수출배추 출하조절 산지유통센터(APC)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정해익 배추수출선도조직 대표는 “채소류 수급조절을 위해 국내 유통망에 지원하는 것 못지않게 수출 농산물의 상품화를 위한 시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농산물 수출 확대는 구호로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수출 현장에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APC 건립을 통해 이상기후에 대처하면서 배추 수출단지의 수급 안정과 수출 증대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산으로 둔갑해 대만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배추에 대응해 저장 및 예냉 시설을 갖추고 표준화, 등급화, 공동선별 등을 통해 수출 배추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해익 대표의 생각이다.

배추수출선도조직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추 수출의 경우 원시적 수출 환경, 기상재해 취약, 수확 후 관리 미흡 등이 시급하게 보완해야할 사항이다. 우선은 배추 수출환경이 포전에서 바로 선적이 진행되는 상태를 답습하고 있어 고품질화나 경쟁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수출 배추의 경우 포전에서 수확한 후 곧바로 포장, 컨테이너 적재가 이뤄지는 현장 수출이 대부분이란 것이다. 이처럼 노지에서 바로 수출되기 때문에 안정적 물량 확보나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이 어렵고,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기상재해에 취약해 수확 직전의 배추를 폐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보완해야할 사항이다. 배추수출선도조직에서는 2022년의 경우 고랭지 수출 배추 및 해남지역에서 산지폐기 배추가 20%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함께 수확 후 관리기술의 부족으로 수출 배추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보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추의 안정적인 수출기지 구축을 위해서는 주산지 거점지역에 수출배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APC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1년에 ‘중국산 배추의 대만 수출실태 조사 및 대응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한 바 있는 남상원 (사)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장은 “우리나라 배추는 거의 대만시장으로 수출되는데, 수출 물량의 확대와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추 주산지 거점지역에 APC를 건립해 수출기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APC를 통해 원활하게 원물을 확보하고, 적기 수확 및 보관, 저장 및 비축 등으로 안정적인 수출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