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호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살맛나는 가격할인’ 행사 통해
고객수 늘고 전체 사업량 확대

농협 유통의 장점은 1차 생산물
상품성 떨어지는 품목도 발굴
‘박리다매’로 대대적 할인판매 
고객 유인, 농가 판로도 확보 

농산물 통해 산지-소비자 연결

“농협의 판매장은 일반 대형마트와는 차별이 있어야 합니다. 이 차별화는 바로 ‘농산물 판매’에 있습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줘 소비자와 산지의 농민에게 필요한 농협이 돼야 합니다.”

신영호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는 농협 소매유통의 역할을 “농민들이 키워낸 농산물을 통해 농협다운 매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살맛나는 가격할인’ 행사(4~11월)를 통해 고객수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0.8%, 0.9%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일반 대형마트의 고객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 거둔 성과로, 고객수 증가는 사업실적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신영호 대표를 만나 올해 계획과 농협유통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살맛나는 가격할인’ 행사가 성과를 거뒀다. 원인은 무엇이고,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일단 매장으로 유입되는 고객의 수가 늘었고, 전체 사업량도 행사 시행 전에 비해 농협유통은 7.9%포인트, 하나로유통은 5.3%포인트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원가를 좀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 판매를 통해 매장으로 손님을 유인한 것이 주효했다. 그래서 올해는 제철 및 수급불안 농산물의 가격할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생산 농가를 돕기 위한 특별할인 등의 행사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해 준다면.

“농협 유통사업의 장점은 바로 농축산물과 같은 1차 생산물에 있다. 다시 말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잘 팔아주느냐는 것이다. 이 농산물은 상품화가 잘 된 것만이 아니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지금 저장이 거의 마무리된 사과나 상품성이 떨어진 못난이 사과는 판로가 없다. 그래서 농협이 이를 상품화해 판매해 주는 것이다. 또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농산물은 그만큼 생산량이 많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품목을 발굴해 농협이 소매 쪽에서 판로를 뚫어줘야 한다. 그래야 산지에서 물량을 소진할 수 있고, 농가의 경영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올해 2월 해남 배추에 이어 3월 1일까지 못난이 사과 소비촉진 행사를 실시했다. 한우 시세 하락으로 농협이 선제적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것도 농가 수취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측면에서다. 여기에 올해 과일과 채소의 발주량을 20% 늘리는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발주량 확대 역시 산지의 물량을 빼 주면서 농가소득을 올려보자는 의미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소매 유통이 살아야 도매 유통도 살고, 거기에 더해 산지도 살아난다. 발주량 20% 확대 캠페인도 이러한 발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것이 농협의 역할이라고 본다.”


-취급 물량을 늘리면 농협의 판매전략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책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박리다매’ 전략이다. 만약 1만원 농산물을 하나 팔아 마진이 1000원이라면, 두 개 팔면서 마진을 500원씩 해도 같은 1000원이 남는다. 이처럼 물량이 과잉되거나 상품성이 조금 떨어지는 품목은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진행해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시키자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농협의 매장에 가면 농산물이 저렴하더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고객들이 저렴한 농산물을 구매한 후 다른 품목까지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선 판매전략도 차별화를 둬야 한다. 예를 들어 취급 물량이 늘어나는 품목은 판매방식도 벌크 형태로 전환해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에 여러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상품마다 다를 수 있는 유통마진은 적절한 조화를 통해 맞추면 충분히 가능하다. 시기별, 품목별로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할인판매를 함으로써 고객을 늘리는 박리다매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일반 대형유통업체와 같은 제품을 같은 가격에 판매하면 농협의 경쟁력이 없다. 농협이 농산물을 통해 산지와 소비자의 교두보가 되겠다는 것이며, 다시 말해 농민과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농협이 되겠다는 것이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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