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특란 한판 4300→4100원 ‘뚝’
“수입 때처럼 발빠르게 대응”
양계협회, 정부에 대책 촉구

생산비 이하의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산지 계란 가격을 반등시키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계란 수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과 한 달여 전 계란 수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며 ‘수입’이란 악수를 둔 정부였다면 그 반대의 수급 상황에선 당연히 ‘수출’이란 카드도 꺼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현재 계란 산지가격은 특란 30개 한 판에 4130원을 기록하는 등 2월 1~22일 평균 4225원이었다. 이달 들어 4300원대로 시작했던 계란 산지가격은 2월 말로 접어들며 4100원 선까지 무너졌다. 2022년 2월 계란 산지가격은 4354원, 2021년엔 5791원이었다. 생산량 증가에다 정부 주도의 스페인산과 비축 물량 시장 방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올해 2월 가격 흐름 양상이 예년과 다르게 써 내려가지고 있다. 예년 2월 산지가격 흐름을 보면 월초보다 말로 갈수록 달걀 가격은 올랐다. 설 대목 이후 달걀 수요를 끌어올릴 학교급식이 본격 개시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엔 2월 22일 현재 월 초보다 말로 갈수록 계란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계란 가격이 올라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생산자단체에선 ‘수출’을 통해서라도 계란 가격을 반등시켜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21일 ‘산지 계란 가격 폭락, 정부 주도 계란 수출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통해 이와 같은 의견을 냈다. 

양계협회는 “산지 계란 가격 폭락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설 특수 수요기에도 답답한 흐름을 보이던 계란 유통 상황이 더욱 악화해 생산할수록 개당 최소 30원 이상 밑지는 상황이 농가에 벌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당연히 이 폭락 상황을 주도한 정부가 이젠 수출이란 정책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추진해야 하고, 그것이 이치에도 맞는다고 양계협회는 주장한다. 

양계협회는 “지난해 늦가을 국내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을 수입했다”며 “국내 계란 공급량이 소비를 앞지르고 있고, 갈수록 생산량은 더욱 증가해 향후 재고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란 충고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혈세를 투입해 하지 말아야 할 계란 수입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랬던 농식품부가 정작 국내 계란 수급 안정화에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계란 생산 관련 제반 경비가 큰 폭으로 치솟아 농장 존폐를 심각하게 걱정할 때도 그랬고, 산지 계란 가격이 폭락한 지금도 마찬가지로 아주 일관된 정책만 펴고 있다”며 “지난번 계란 수입 때 보여준 발 빠른 정책 수단을 이번에도 발휘해 최근 남아도는 계란을 전량 수거, 정부 주도의 계란 수출을 즉각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정부는 계란이 명실공히 국민 식량 산업임을 직시하고 앞으로 안정된 공급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성의 있는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농어민신문이 지난 19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실에서 받은 농식품부의 ‘최근 1년간 계란 수입 현황 및 판매 내역과 재고 현황 및 향후 조치계획’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7회에 걸쳐 국내에 들어온 121만개의 스페인산 계란은 현재 전량 판매가 완료됐다.

농식품부는 향후 계란 수급 정책을 묻는 안호영 의원실에 “현재 국내 계란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수입 계획은 없으나, 대형 산란계 농장이나 밀집단지 등으로 AI가 확산돼 급격한 공급 부족 우려 시 추가 수입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