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월 한 달간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전국 38개 하나로마트 매장에선 ‘계란 농가 돕기 계란 특란 할인 판매’가 진행된다. 한 달 새 계란 재고가 상당히 쌓여 있는 가운데 농가들은 이런 행사들로 계란 재고가 줄어들길 바라고 있다.
2월 한 달간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전국 38개 하나로마트 매장에선 ‘계란 농가 돕기 계란 특란 할인 판매’가 진행된다. 한 달 새 계란 재고가 상당히 쌓여 있는 가운데 농가들은 이런 행사들로 계란 재고가 줄어들길 바라고 있다.

‘계란값 상승’ 지나친 우려 속
정부, 비축량 방출·수입 강행
소비 침체·생산량 증가 ‘직격탄’
2~4일치 이상 유례없는 재고
생산비 아래로 가격 주저앉아

농협유통, 농가 돕기 특별 할인
주요 대형마트들도 진행 예정

자조금 승인도 이뤄지지 않아
계란 홍보 펼치지 못해 ‘답답’


불과 한 달 전 ‘계란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정부의 지나친 우려 속에 비축 물량과 수입산이 풀렸던 계란 시장에 최근 ‘농가 돕기’ 취지의 행사까지 기획되고 있다. 비축 물량 방출과 계란 수입에 이어 설 이후 소비 침체까지 겹치며 재고가 쌓여 생산비 이하의 계란 산지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해를 넘긴 2월 초 현재까지도 2022년 계란자조금 사업 승인이 안 돼 계란 소비·홍보 사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등 계란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 8일 ‘계란 농가 돕기 계란 30구 특란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계란 소비가 감소하고 생산량은 증가하면서 가격이 떨어져 힘든 계란 농가를 돕기 위해 2월 한 달간 전국 38개 하나로마트 매장에서 계란 30구 특란 할인 판매행사를 진행한다. 계란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유통에 이어 주요 대형마트들도 이달 중순을 전후해 계란 할인 판매행사에 들어간다. 

현재 산지에서의 계란 가격은 생산비를 밑돌고 있다. 생산량 증가와 비축·수입 물량 방출, 소비 침체 등이 맞물리며 늘어나는 재고 속에 1월 초 5000원선(축산물품질평가원 특란 30개 기준)을 유지하던 계란 가격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설 대목 4500원대까지 내려간 계란 가격은 설 이후 더 떨어져 8일 현재 4280원을 기록하는 등 2월 1~8일 평균 4308원을 형성했다. 2022년과 2021년 2월 평균 산지 계란 가격은 각각 4354원, 5791원이었다. 농가들이 현장에서 추정하는 계란 생산비(1개당 162원)를 넘어 통계청 통계로 파악되는 생산비(1개당 136~148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계란 가격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태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병아리 입식이 많아 현재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달걀 생산량이 늘었고, 악화된 경기 영향으로 소비도 침체돼 있다.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만 비축 물량과 수입산이 풀린 것도 시장에 신호를 보내 현재 계란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며 “3월 들면 개학 시즌 등으로 소비는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불황이 계속되며 예년 3월과 비교해서 계란 소비가 늘어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통 유통업계에서의 ‘농축산물 할인 판매 행사’는 농가들이 장단을 모두 얘기한다. 재고 등의 물량이 빨리 소진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소비자들이 해당 품목에 대한 가격을 낮게 인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유례없이 계란 재고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산란계업계에선 대체로 이번 유통업계의 할인 판매행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만큼 현장에서의 재고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산란계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농축산물도 그렇겠지만 산란일자가 기재되는 계란은 특히 재고가 쌓이면 상당히 위험하다. 그런데 현재 2~4일치 이상의 재고 물량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가격 인식을 낮게 만드는 우려가 있음에도) 유통업계의 할인 판매행사를 반겨야 하는 입장”이라며 “우리 자체적으로도 농가에 감축 필요성 등의 문자를 돌리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계란 소비 홍보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 역할을 해야 할 계란 자조금 승인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계란자조금 거취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사업 승인을 미루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계란자조금 사업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계란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물론 지난해 자조금까지 막혀 있어 계란 홍보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축 물량과 수입산을 방출한 정부,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이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이제는 국내산 계란 소비, 홍보로 정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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