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술지게미인 주박 이용
울외·무·차요테 장아찌 선봬
계약재배 통해 농가 보탬도

천연발효 율무·현미식초 
꿀 넣은 ‘허니와인식초’도 판매

한희순 대표가 직접 만든 저염 장아찌를 설명하고 있다.

연천의 한희순발효갤러리가 명품 장아찌와 식초의 명가로 부상하고 있다. 한희순발효갤러리는 한희순 대표(65)가 2008년 남편(김기주, 71)과 귀촌해 보금자리를 튼 것이 계기다. 서울 토박이인 한 대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에게 전통장 등 발효식품 빚는 법을 배우면서 관심을 가졌다. 귀촌하기 전 출장요리사로 활동하면서 발효식품 전문가의 꿈을 키웠다.  

한 대표는 귀촌하자마자 장단콩으로 메주를 쑤어 된장, 고추장 등을 빚으며 발효식품을 시작했다. 이후 술지게미인 주박을 이용한 저염 장아찌로 영역을 넓혔다. 제품은 울외 주박장아찌, 무 주박장아찌, 차요테 주박장아찌, 율무고추장 오이장아찌·참외장아찌 등 다양하다. 일반 장아찌 염도가 15%인 반면 한희순발효갤러리는 8~9%여서 건강식으로 인기다. 남편은 280군 정도 양봉을 치며 연간 3톤의 꿀을 생산하는 든든한 조력자다. 

한희순 대표는 “울외는 박과식물로 부드러우면서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아 장아찌 원료로 제격”이라며 “무와 오이, 참외는 물론 열대작물인 차요테 등도 어울린다”고 소개했다. 주박은 당도가 3% 정도이나 장아찌를 담그기 위해 10% 정도 설탕을 넣어 사용한다. 울외와 무, 오이, 차요테 등을 소금에 절여 수분을 제거한 다음 주박에 넣어 숙성시키면 장아찌가 된다. 

항아리에 숙성하는데 기간은 울외 장아찌 2년, 무 3년, 차요테 1년6개월 정도다. 술을 초산 발효시킨 식초도 인기다. ‘천연발효 율무식초’와 ‘천연발효 현미식초’, 꿀을 넣은 ‘허니와인식초’가 있다. 올해는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천연발효 흑미식초’를 선보인다.

사업성장은 2014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의 농산물 가공연구회에 가입해 교육과 지원을 받은 것이 계기다. 2019년 신기술사업 지원을 받아 2020년 주박과 울외의 적정 배합비율을 완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가공상품 마케팅기술 지원 사업에 선정돼 전문 컨설턴트의 1대 1 방문 교육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과 자사몰 개설 등 판매망을 확대했다.

지난해 연천군 구석기문화 축제를 비롯한 농산물·국화·인삼축제 등에 참여해 인기를 모았다. 안양 시민의 날 축제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푸드박람회에서는 소비자들의 향수 품목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온라인으로 마켓경기, 서울시 상생상회 등과 연계한다. 

판매량 증가와 함께 원료 생산도 늘린다. 울외는 올해 25농가와 5ha를 계약 재배할 예정이다. 무르지 않은 장아찌용 토종오이도 지난해 1만개에서 올해 2마개로 늘린다. 무는 자가 재배로 1.5~2톤을 수확하고, 차요테도 1톤 정도 생산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올해 전시장과 교육장을 개설한다. 이는 연천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인근에 30여개 캠핑장이 운영되는 한편 댑싸리 공원, 태풍전망대 등이 있는데 연간 3만 명이 방문할 만큼 유동 인구가 많다. 한희순 대표는 “연천 방문객 대상 마케팅은 물론 ‘율무 소스와 울외장아찌’를 콜라보한 드레싱 신제품과 미국, 호주 등의 수출로 사업 활성화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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