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공급량 늘었지만 수요 부진
대추방울토마토로 품종 전환
전년비 15% 이상 가격 하락


토마토 시세가 겨울철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난방비 부담이 급증한 시기로 농가의 경영 수지 악화가 우려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개학을 앞둔 2월 하순부터 학교급식 등 대규모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시세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1월 26일~2월 6일 최근 10일간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토마토 도매시세는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이 1월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다만 2월 시세 흐름은 1월보다는 많이 나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11~12월 품종 전환 물량이 많은 대추방울 토마토(3㎏상자 상품)가 1만1000원대~1만6000원대로, 전년 1만9000원대에 비해 최소 15% 이상 밑돌고 있다. 원형방울 토마토(5㎏상자 상품)도 1월 하순 2만원대를 넘지 못하며 전년 3만2000~3만3000원대의 60~70% 수준에 그치다가 2월 들어 2만7000원대로 회복하는 움직임이다. 일반 토마토(5㎏ 상자 상품)도 비슷한 추세다. 1월 말 1만원 내외를 오르내리며 지난해 같은 시기 시세 2만 후반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2월 초 1만5000원대까지 시세가 상승한 상황이다. 

시세 부진의 전반적인 원인은 공급과 수요 측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출하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수요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예년보다 위축돼 낮은 시세가 형성됐고, 이 추세가 12월과 1월 내내 지속되며 장기화하는 양상을 띠었다. 

지난해 12월 상황은 올해 1월보다 더 심각했다. 12월 초 6000원대로 시작한 가락시장 토마토 5㎏상자(상품) 시세는 12월 한 달 간 1만원을 넘는 날이 하루(1일) 있었을 정도로 하락장이 계속됐다.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을 비롯해 유류비 급증으로 생산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을 감안하면 12~1월 생산 농가의 경영 수지 악화는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재희 부장은 “산지 여건은 인력 문제 등으로 원형토마토에서 대추토마토로 품종 전환이 많이 이뤄진 상황인 데다 전기세와 유류비가 급증해 어려움이 굉장히 크다. 생산비에 크게 못 미치는 시세가 장기화되면서 강원 등 일부 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하는 등 이번 겨울철은 농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소비 수요가 심각하게 위축된 분위기가 유독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토마토의 경우 ‘햄버거’ 등 식자재에 쓰이는 재료인 만큼 도매시장에서는 체감경기에 민감한 농산물 품목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는데, “토마토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은 체감소비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올 겨울 동안 지속된 시세 침체는 끝이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월 개학을 앞두고 학교급식 등 대규모 수요가 많아지는 2월 하순부터는 시세 반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이재희 부장은 “지난해 이태원 사고 이후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12월 연말까지 여파가 계속됐고, 1월에는 명절 선물 위주로 판매되면서 토마토 농가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야 했다”면서 “다행히 암흑기는 지난 분위기다. 2월 하순부터는 학교급식 등 수요가 살아날 전망이어서 시세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도 따뜻해져서 농가들의 생산비 부담도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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