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정부가 1월 중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개를 시범 수입해 시중에 풀기로 했다. 농가들은 국내 계란가격 약세 속에서 명분 없는 수입이라며 선별장 앞에서 반입 저지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수입이 1월까지 철새 유입이 계속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서라고 밝혔다. 스페인산 계란은 홈플러스와 식자재 업체에 공급된다. 

산란계 농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이런 조치가 예산만 낭비하고, 사료 값 인건비 등 생산비 폭등으로 어려운 농가들을 나락으로 내모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수급상황은 오히려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수입이 계란가격 안정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1월 수입계획량 121만개는 국내 한 달 소비랑 13억5000만 개의 0.1%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만약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도  해결 방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현재 산란계 사육수수가 증가, 공급과잉이 우려되는데 계란을 수입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까지 AI로 살처분 된 산란계는 전체 산란계 사육수수의 3%에 불과하고, 오히려 올 1분기 계란 생산 예정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섣부른 계란 수입이 아니라 AI 방역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이전에도 정부는 AI 후유증으로 계란 가격이 오르자 섣불리 계란을 수입했다가 재고량을 폐기처분했던 과거가 있다. 일방적으로 계란 수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가축전염병과 생산비 폭등으로 흔들리는 산란계 산업을 안정화시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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