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대기업 주도하는 두부시장
온라인 통해 소비기반 유지

콩나물·유부·만두·밀키트 등
다양한 품목으로 영역 확대

‘신지식농업인장 두부1호’ 선정
장관상 등 수상…명장도 도전

김동윤 (주)성호 대표가 국산 콩으로 빚은 자사 두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100% 국산 콩으로 빚은 일반 두부는 물론 산수유 추출물이 응고제인 ‘기력두부’로 차별화하면서 두부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김포에서 4대를 이어 장인의 솜씨로 두부를 빚는 농업회사법인 ㈜성호 김동윤(53) 대표의 일성이다. ㈜성호는 경기 명품으로 인기가 높은 ‘김구원先生 두부’의 산실이다. 마켓컬리 등 온라인 시장의 인기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두부시장에서 탄탄한 소비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주력품인 두부를 비롯한 콩나물, 유부, 만두, 밀키트, 전통장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운영하는 식당에는 두부를 맛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4대를 잇는 ‘김구원선생 두부’는 위기극복의 결실이다. 김 대표는 “브랜드인 ‘김구원선생 두부’는 할아버지 함자를 등록한 것”이라며 “명품 두부를 빚으면서 ‘두부명가’의 대를 잇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던 증조부(고 김의창)가 조부(고 김구원)에게 두부 제조법을 전수한 것이 시작이다. 조부가 한국전쟁 직후 영등포에서 두부로 가업을 일으키자 부친(김성호, 78)이 이어받았다.  

하지만 2003년 부친이 위암 수술을 받자 기로에 섰다. 당시 대학에서 스포츠학을 강의하던 김 대표는 34세 젊은 나이에 두부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두부시장은 수입 콩으로 만든 저가의 대기업 제품이 많았다. 대형매장은 중소기업 제품이라며 외면했다. 재래시장 납품도 쉽지 않았다. 직접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2008년 공장 옆에 두부전문 식당을 열었다. 각종 매체의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입소문이 났지만 성장은 더뎠다.

다행히 2018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소개한 ‘강풍콩’을 만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강풍콩’은 두부제조에 가장 적합한 품종”이라며 “두부 품질이 좋아 소비자 인기가 높고 재구매로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연간 200톤의 국산 콩을 사용하는데 ‘강풍콩’이 50%다. 

제품은 전통두부, 순두부, 연두부, 서리태두부, 기력두부 등 두부만 11종. 콩나물(300g)과 유부(250g), 만두(560g), 전통장(고추장, 된장, 간장), 밀키트, 콩물 등도 인기다. 이중 두부와 밀키트(국산 콩으로 만든 우삼겹·된장찌개·버섯 샤브샤브·버섯전골), 콩물(전통콩물, 서리태 콩물)만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는 OEM으로 받는다.

차별화 제품은 ‘기력두부’. 두부 응고제로 바닷물 대신 산수유 추출물을 사용한다. 이는 ‘한방두부 약초추출물’이란 특허 제품이다. 김 대표는 “산수유의 강한 신맛이 두부 응고와 건강에 도움을 준다”며 “두부를 끓일 때 홍삼, 황기, 대추, 산약, 진피 등 8가지 한약재 추출물을 넣어 기력증진에 좋다”고 자랑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장 두부1호’로 선정됐다. 지난해 9월에는 고용노동부의 ‘우수 숙련기술사 증서(식품가공)’를 받았다. 2024년 ‘두부명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100년 소공인(2020) 업체이기도 하다. 또한 소상공인연합회 공동브랜드인 ‘케이 태그(K,tag)와 HACCP, 전통식품 품질인증, 경기도 G마크 등도 품질 보증서다. 지난해 농식품부장관상과 농촌진청장상을 받았다.

유통은 자체 식당과 경기도 학교급식, 김포 로컬푸드 매장 3곳에 공급한다. 주력은 온라인. 마켓컬리와 쿠팡, GS프레쉬, 배민B마트 등이다. 연간 60억원의 매출 가운데 마켓컬리가 80%로 비중이 높다. 지난해 10월에는 홍콩으로 시험물량을 보냈다. 홍콩 수출이 정착되면 중국과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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