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띠’ 새해가 열렸다. 토끼는 다산과 평화 풍요의 이미지를 갖고 지혜와 꾀가 많은 동물이다. 올해는 영특한 토끼의 특성뿐 아니라 지혜를 상징하는 검은색이 조화를 이루어 농업계에 어떤 어려움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농업분야 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

지난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값이 급등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큰 이슈가 됐다. 여기에 이상기후와 전쟁,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량과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업분야에 큰 타격을 주었다. 국제 원자재 파동으로 국내 농업용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면서 생산비가 높아져 농가경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물가를 잡기위한 고금리 기조가 이어져 소비위축을 야기시키는 가운데 물가당국은 유독 농산물 가격에 민감히 반응하면서 농산물 가격상승을 막고 가격 낮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월1일 치러진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농업경영인 출신 인사 144명이 당선되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2021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 보다 10.7%나 늘면서 시장격리의 필요성이 커지자 정부가 긴급히 시장격리에 나섰지만 미흡한 대책은 쌀 값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였다.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정치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양곡관리법 개정은 쌀 수급안정이란 농업계의 희망보다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수 년 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의 강력한 입법활동으로 농업계 숙원사업이던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성공을 이끈데 이어 세부적인 시행방안을 차분히 준비하는 등 한농연의 역할이 한층 더 빛을 발한 한해였다.

2023년 새해에는 농업분야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국내 농·수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과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대한 농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농업분야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농업개방 통상협정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업계와 아무런 정보도 공유하지 않고 있어 농업계의 분노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또 고물가 경감이란 명목으로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파를 비롯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의 농축산물 수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대한 강력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여기에 연 초부터 여야의 정쟁에 휩싸인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쌀산업 안정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쌀 산업의 안정을 도모하고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근본 대책마련과 이를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수립도 요구된다. 농업분야 예산 확대도 중요하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17조357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8%증액된 상태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식량산업이며 미래성장산업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농업예산이 아직도 미미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농업예산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과 소비기반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모든 농민 환하게 웃는 한해 기원

이외에도 현실적인 농업분야 탄소중립 세부전략 수립과 각종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농업인 지원을 위한 농작물재해보험 공공성 강화도 시급한 해결과제다. 만연해 있는 ASF(아프리카돼지열병)와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차단을 위한 보다 세밀한 대책마련과 광범위하고 촘촘한 방역망구축도 중요하다.

올해 3월에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진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역 농업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리더로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물을 조합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올해 계묘년 토끼띠 해에는 지혜롭게 농업계 주요현안을 해결해 모든 농업인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해가 되기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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