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식품소비행태 조사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한국농촌경제연원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2년 식품소비행태 조사결과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농촌경제연원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2년 식품소비행태 조사결과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2013년 90→2022년 63%로
온라인 식료품 구입 7배 늘고
재래시장은 27.6→9.9%로 감소
대형마트는 큰 폭 변화 없어

내년 소비트렌드는 ‘알뜰소비’
건강관리 ‘헬시 플레저’ 부상
식품 콜라보레이션도 주목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가구가 집에서 식사와 조리를 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로 온라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10주년 기념 2022년 식품소비행태 조사결과 발표대회’를 개최했다. 2022년 식품소비행태는 우리나라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 3321가구, 성인 6365명 및 청소년 가구원 586명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식품소비행태 조사는 가구 및 개인의 식품소비와 외식형태, 식생활 파악 등을 목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3년차로 접어들면서 조사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이른 5월부터 조사에 착수해 통계값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데에 노력했다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농경연은 발표대회에서 총 9개의 주제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가구 내 식품소비 변화와 2022~2023년 식품 소비트렌드 분야를 정리했다.

 

10년 동안 가구 내 식품소비 변화는

김효상 농경연 박사의 ‘가구 내 식품소비, 10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원이 먹는 음식 대부분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비중은 지난 10년 간 지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약 90%에 달했던 이 비중은 2022년 63%까지 줄었다.

이들이 식료품을 구입하는 장소도 눈에 띄게 변화했다. 오프라인의 경우 재래시장에서 식료품을 구입한다는 비중은 2013년 27.6%에서 2022년 9.9%로 줄었다. 이에 반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의 비중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고, 대형마트의 경우는 10년 전에 비해 다소 증가했지만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진 못했다.

식료품 구입 장소 선택 변화 이유로는 식료품 외에 다른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는 응답이 2013년엔 2.5%에서 2022년엔 약 21%까지 증가했다. 거리가 가깝거나 교통이 편해서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74.7%에서 37.1%까지 내려갔다. 다시 말해 물리적 거리가 식료품 구입 장소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10년 동안 식품구입 경로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온라인’이다. 온라인에서 한 달에 1회 이상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는 2013년 8.2%에서 2022년 56.3%로 무려 7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한 달에 1회 이상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한다는 비중은 30.7%에서 2021년 52.3%로 급격하게 늘었고, 2022년에도 56.3%를 기록한 것. 2022년 기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식품으로 응답자(복수 응답)의 54.8%가 물(생수 및 탄산수)을 꼽았고, 다음으로 HMR을 제외한 가공식품(53%), 간편식 HMR(45%), 곡류(40%) 순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간편성과 편리성을 지향하는 가구의 식품 소비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졌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소비형태가 가속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소모가 선정한 식품 소비트렌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 소비트렌드 모니터(이하 농소모)는 2022~2023년 소비트렌드로 7개를 선정했다. 농소모는 식품소비행태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공개모집을 통해 매년 20~30인 내외를 선발한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8차례의 리포트를 작성해 총 238건의 트렌드 리포트를 제출했다.

그 결과 농소모는 2022~2023년 식품 소비트렌드 중 ‘알뜰 소비’를 먼저 꼽았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로 인해 합리적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으로는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어 ‘칼로리가 적은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독특한 제품으로 재미와 구매 욕구까지 사로잡는 ‘식품 콜라보레이션(협업)’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최근 기업들이 업종 간의 협동을 통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들을 만들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 ‘소포장’, ‘퀵(빠른 배송)’도 빼 놓을 수 없는 트렌드로 손꼽힌다. 이는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HMR 형태로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열풍이 이어지고, 다양한 소포장 상품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는 점에 더해 당일배송, 새벽배송에서 시간 단위 내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의 열풍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의 확산으로 비건 시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기업들도 앞 다퉈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뉴트로’(새로움과 복고를 합성어) 트렌드가 식품까지 파고들고 있는 현상도 주목된다. 뉴트로 인기에 약과, 떡, 수정과 등의 전통 간식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요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일정 기간 특정 장소에서 잠시 문을 여는 소규모 점포인 ‘팝업스토어’도 식품 소비트렌드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신제품 마케팅 일환이었던 이 방식이 최근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서비스 시험의 장소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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