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대한한돈협회가 지난 6일 ‘국제곡물가 대응 TF 회의’를 진행하며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을 분석, 발표했다.
대한한돈협회가 지난 6일 ‘국제곡물가 대응 TF 회의’를 진행하며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을 분석, 발표했다.

한돈협회 국제 동향 분석 결과
최고점 대비 달러 환율 하락
9월부터 곡물가격도 내림세로
10월 대비 ‘kg당 26원’ 인하 가능 
사료업계는 “체감 어려워” 난색

10월 대비 12월에 26원(kg)의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이 있고 앞으로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생산자단체 분석 자료가 나왔다. 한돈업계는 이를 토대로 축산업계에 사료 가격 인하를 요구할 방침이며 농가에도 분석 자료를 지속해서 알릴 예정이다.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국제곡물가 대응 TF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돈협회는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동향 및 전망을 토대로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을 분석해 발표했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옥수수, 대두박 등 수입 원료의 국내 도착 가격이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영향을 받아 지난 9월부터 내림세로 전환됐다.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국제 곡물 선물 가격을 보면 옥수수의 경우 4월 말 톤당 322달러로 최고점을 보인 이후 11월 말 현재 20% 하락한 2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두도 6월 초 650달러(톤)를 찍은 이후 현재는 19% 내려간 525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대미 환율도 10월 1442.5원(원/달러)으로 최고점을 보인 뒤 이달 5일 현재 최고점 대비 10.3% 하락한 1294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운임 등을 모두 반영한 원료별 국내 도착 가격을 보면 옥수수는 9월 535원에서 11월에는 495원으로 7.5% 하락, 대두박은 9월 839원에서 11월엔 785원으로 6.4% 하락했다.  

종합적으로 국내 도착 가격을 반영한 양돈용 배합사료 가격을 분석하면 12월 사료 가격은 10월보다 kg당 26원가량의 인하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현재 흐름을 놓고 볼 때 1분기 수입원료 가격과 대미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사료 가격 인하 폭은 더 커질 것으로 한돈협회는 전망했다. 

현재 축산 현장에선 치솟은 생산비 속에 겨우 적자를 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사료업계가 사료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영욱 대한한돈협회 유통수급위원장(부회장)은 “한돈업계의 경우 현재 kg당 돈가가 5300원을 밑돌면 적자를 안고 가야 한다. 지금 간신히 5200~530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밑으로 떨어지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농가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사료 가격이 인하돼 농가 경영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료 가격 인하 요인 속에 일부 업체에선 사료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A농협의 경우 11~12월 kg당 6원 내렸고, 현 흐름이 이어지면 내년 1월에도 추가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수의 사료업계에선 올해 워낙 곡물가와 운임비 등 원가가 인상돼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있고, 유산스(기한부 환어음) 거래가 일반화돼 있어 당장의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료업체 한 관계자는 “A농협은 OEM 점유가 많은 특수한 구조로 대부분의 사료업체는 여전히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사료 거래에선 유산스가 일반화돼 있고 보통 6개월 전 물량을 이렇게 거래하고 있어 국제 곡물가와 환율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몇몇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에 직면해 있어 당장의 사료 가격을 인하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으로 사료업계와 축산 농가에 혜택이 가려면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그동안 사료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우리도 무리하게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미 축산농가의 요청으로 사료업계에 대한 사료구매자금이 3500억 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확대됐고 금리도 1.8%에서 1%로 낮췄다. 이 혜택을 사료업계가 고스란히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농가들은 현재 치솟은 생산비로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앞으로 돈가마저 뒷받침되지 못하면 정말 견디기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어 농가와 사료업계 상생을 위해서라도 즉각적인 사료 가격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돈협회는 앞으로도 사료 가격 인하 요인을 지속해서 분석, 이를 농가에 알릴 방침이다. 사료업계의 대응이 늦어질 경우에는 성명서 발표와 정부 주관 사료 가격 안정 간담회 개최 요청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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