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F 2022|바이어가 말하는 한국 농식품 시장은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11월 16~18일 사흘간 서울 aT센터에서 ‘2022 바이어 수출상담회(BKF)’가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주관한 ‘2022 대한민국 식품대전’의 일환으로 열린 수출상담회에는 국내 수출기업 207개사, 해외 바이어 34개국 133개사가 참여했다. 이는 국내 수출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연결, 해외 판로를 개척함으로써, 한국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기대와 함께, 3년 만에 오프라인 수출상담회를 열렸다. 수출상담회를 참여한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농식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세안, 동아시아, 유럽, 미주 등 4개 권역의 주요 바이어를 만나 직접 물었다. 

#누알판케이(태국, KUNAKORN COP.)
“모양 비슷한 중국산과 헷갈려…한국 농식품만의 브랜딩 필요”

예전 한국 음식이라면 라면 또는 치킨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한국 콘텐츠를 접하는 태국인들이 늘면서 삼계탕이나 주꾸미와 같이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한식들도 알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외출이 많지 않다보니 한식을 접할 수 있는 한국 마트나 한국 식당 소비가 늘었고, 새로 개업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간 한국산 해산물을 주로 취급해왔는데, 더 다양한 한국 식품을 찾기 위해 BKF를 찾았다. 태국에서도 ‘배’하면 한국 배가 떠오를 정도로 맛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겉모양이 한국산과 비슷하기 때문에 가격만 보고 중국산을 구매하기도 한다. 때문에 ‘브랜딩’이 필요할 것 같다. ‘한국에서 들여온 농산물입니다’를 보여줘야 한다. 가격은 다소 높더라도 고품질 농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한국산을 믿고 살 수 있다. 꼭 공산품만 브랜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 농식품은 물론 어느 나라든 세계로 농식품이 나가기 위해선 브랜딩이 필요하다. 


#미야이사카요시(일본, PPIH)
“식사 대용 한국음식 많이 찾아…돈키호테 전국 입점 노려볼만”

PPIH는 일본의 대형 할인매장인 ‘돈키호테(Don Quijote)’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여행을 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돈키호테에서 한국 식품을 구매한다. 이전까진 과자나 음료가 주류였는데, 집에서 식사를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식사 대용이 가능한 한국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은 일본보다 컵 제형의 즉석식품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일례로, 그간 한국 드라마를 안보던 일본 남성들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비중이 높아졌고, 특히 ‘이태원 클라스’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한국 소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돈키호테는 전국에 600여개 점포가 있는데, 도쿄 신주쿠나 오사카 도톤보리처럼 대도시 중심가가 아닌 곳에는 한국 식품이 거의 없다. 한 80%는 한국 식품이 없다고 보면 될 정도다. 한국 식품의 일본 내 수요가 있는 만큼 전국 돈키호테 매장으로 한국 식품 코너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테마니시빌리 노다르(조지아, Lorgo LTD.)
“조지아 내 한국식품 시작단계…질 좋은 음식으로 알려지는 중”

조지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식품은 ‘팔도 도시락’이다.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 뿐 아니라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전까진 팔도 도시락은 러시아를 통해서 수입했었는데, 러시아 상황이 좋지 않아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수입 판로를 찾고 싶어 한국에 왔다. 조지아 내 한국 식품시장은 시작단계다. 조지아는 버섯을 많이 먹지만, 새송이버섯이나 팽이버섯은 이번에 처음 봤다. 조지아에 일본 식당이 많아 김을 접한 소비자들이 많고, 김치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김치맛 재래김’ 같은 제품은 현지인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 음식을 접해본 젊은층을 통해서 ‘한국 음식은 곧 질 좋은 음식’이라는 것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조지아는 매운 맛에 익숙하다. 한식에 적응력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다른 코카서스 국가들로 한식을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에고 도밍게스 루이즈(Diego Dominges Ruiz, 멕시코, ONCE ROMI S.A DE C.V)
“한국 가공식품에 관심 높은 편…당류 줄인 건강기능식품 기대”

온세로미는 6년전 경남 하동의 가루녹차를 수입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멕시코는 아시아 문화 중엔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만, 넷플릭스 등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을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멕시코는 기후조건이 좋기 때문에 신선 농산물이 많다. 대신 가공식품 기술은 한국에 비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 가공식품에 관심이 많다. 녹차 외에 새로운 한국 식품을 멕시코에 수입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당류다. 멕시코는 당뇨와 같은 성인병 발병률이 높다. 멕시코에서 설탕은 민감한 사안이다. 그래서 멕시코는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부분을 잘 몰라서 생기는, 예를 들어 당으로 인해 금액이 올라가거나 세금이 더 많이 들거나 라벨링 작업을 다시 하거나 수입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체 당류로 스테비아를 많이 쓰기도 한다. 한국은 가공식품 기술이 앞선 곳인 만큼 당류를 줄인 건강기능제품류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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