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왜 사람들은 명품을 선호할까? 프랑스의 장 보드리야르 철학자는 1970년에 펴낸 ‘소비의 사회’라는 저서에서 “현대인들은 상품의 기능보다는 상품이 상징하는 권위를 구매함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를 꾀한다”고 했다. 이는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가치를 표현하는 자기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우리 사회에서는 어떻게 명품을 알고 있을까? 국어사전에서는 명품을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이나 작품, 세계적으로 이름난 고가의 상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정의 중 후자에 많이 치우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 우리 주위에 판매되고 있는 고가의 농축산물을 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희귀하면서 소량 생산으로 인해 생산원가가 높고 판매가격이 고가인 상품을 명품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장인이 만든 훌륭한 물건을 일컫는 단어로 명품을 쓰는 것처럼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농축산인은 가격과 기능을 벗어나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에게 가지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농축산물의 명품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 기존 특성을 지니고 있는 제품에서 벗어나 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관광·문화·안전 등이 포함된 융·복합 형태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요즘 우리가 먹는 농축산물이 어떻게 재배·사육되는지를 물으면 “모른다”는 초등학생들이 제법 있다. 이는 우리 농축산물의 생산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부족보다는 작물·가축이 자라는 환경이 주위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농촌관광, 농촌문화체험, 농축산업 현장학습, 민속축제, 농작물 수확, 가축 먹이주기 등을 직접 체험하고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는 열심히 생산한 농·축산물의 소비자 선택만을 바라고 있었다. 이젠 생산자도 생산에서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6차 산업으로 인해 농축산물을 직접 가공·판매도 하고 있지만 디자인·고객관리 등의 전문 인력 부족으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 농축산물 맞춤 디자인, 고객관리 등 마케팅 전문 조직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축산업 환경은 농축산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래서 농축산인 스스로가 기술에 대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주체적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해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농축산물의 명품화를 위해 정부는 농촌 어메니티, 정보화 교육, 농축산물 마케팅 등 다양한 정책지원을 하고 있고 이를 노력하고 실천하는 농축산인이 있지만 아직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농축산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부터 우리는 단순히 농축산물을 재배·사육한다는 개념에서 사람의 혼과 신뢰를 담은 장인정신을 가지고 소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농축산물이 생산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관광·문화·안전 등과 결부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 특색 농축산물의 전문 마케팅팀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농축산인은 농축산업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사회적 책임 수행 및 장인정신으로 우리 농축산물의 명품화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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