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신선농산물에 토마토케첩과 홍삼캡슐이 포함되고 가공분야에 속한 감자와 고구마 등은 어떻게 봐야 할까. 며칠 전 농식품 수출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지를 보던 중 분류가 부적절해 보이는 품목이 눈에 밟혔다.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수산물로 나뉘는 농수산식품 세부 수출 통계에서 품목이 상식적이지 않게 분류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잘못 쓰고 싶지 않았기에 관련 담당자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한 담당자는 “신선 품목이라도 해당 농산물이 감자칩, 고구마칩 등으로 수출되는 비율이 많으면 가공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고구마의 신선 수출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가공에서 신선농산물로 분류를 조정해야 할 것도 같다”며 “품목의 증감률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과거에 분류한 대로 지금까지 이어온 부분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담당자로부터도 비슷한 말이 되돌아 왔다. 그는 “통계에 있어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을 구분하는 규정이 따로 없다”며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나름대로 분류하는 것으로, 만약 해당 품목으로 인해 부류별 수출액 변동이 크다면 고쳐야 하지만, 그 정도는 없다”고 했다. 어떤 애로가 있는지 이해는 됐지만 납득되진 않았다.

수출 현장에서도 의문은 마찬가지다. 여러 차례 가공을 거쳐 만들어지는 홍삼이나 김치가 신선농산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 궁금하다고 했다. 아마 우리가 여기는 상식과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농식품 수출입통계를 둘러싸고 잡음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감사원은 농식품 수출입 통계에 목재류, 석재류, 가죽류, 모피류 등 먹거나 마실 수 없는 비식품이 무더기로 포함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먹거나 마실 수 있는 농식품 수출 실적에 비식품류를 함께 집계한다는 것이 '부적정' 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분류가 수출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라거나 집계 자체가 엉터리라고 치부하지는 않는다. 농식품 수출정보에서 수출 실적을 비롯해 해외 동향과 시사점 등 제공하는 정보가 많고 수많은 품목을 분류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고충도 이해는 된다.

다만 이런 몇몇 데이터가 전체의 신뢰를 깎을 수 있다는 데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기준이 되는 규정이 없다면 만들면 되고,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담당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보다 누구나 의문을 갖지 않도록 세밀하게 집계하는 것이 통계를 제공하는 취지에 보다 걸맞고 바람직하지 않을까.

최영진 글로벌수출팀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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