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현지인들 매운맛에 익숙하고
드라마·영화 흥행 맞물려
한국 음식 선호도 증가
떡볶이·인삼 등에 관심 커져


“튀르키예에는 한국 농식품이 많지 않습니다. 신시장으로서의 기회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튀르키예(옛 터키) 농식품 시장을 두고 김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두바이지사장이 내린 분석이다. aT 두바이지사는 2015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첫 지사를 설립하고 2018년에 지금의 두바이로 이전, 현재 튀르키예를 포함한 중동 전역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관할하고 있다.

김혁 지사장은 우선 “튀르키예는 아직 한국 농식품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진 않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무역 데이터베이스인 아이시티 트레이드 맵(ICT Trade Map)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한국산 농식품 수입액은 2020년 기준 558만8000달러로 튀르키예의 국가별 농식품 수입국 중 58위에 불과하다.

김혁 지사장은 “한국 농식품 수출액 중 상당수가 젤라틴과 같은 식품가공원료이고, 참치, 커피 등이 1만달러 조금 넘어 말 그대로 ‘수출 미개척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한국 농식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36.3% 증가한 가운데 2016년 316만3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연 평균 15.3%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한국 농식품의 신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혁 지사장은 “재작년부터 한류 인기가 매우 높아지고 있고, 튀르키예에는 한국어학과 대학이 있을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한국 식품의 종류가 많지 않다”며 “최근 케이푸드(K-FOOD) 중에 떡볶이와 인삼 등에 관심이 높고, 대부분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알게 됐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튀르키예는 중동과 유럽의 문화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독특한 나라로 식문화에 있어서도 개방적인 곳”이라는 의견도 추가했다. 한식이 있는 튀르키예의 식탁을 그려봄직한 발언이다.    

이런 분위기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2 이스탄불 식품박람회(World Food Istanbul 2022)’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식품박람회에서 한국관은 2018년 이후 운영이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 떡볶이와 인삼, 김 등의 인기가 높았다. 당시 한국관에는 떡볶이 제조업체인 ㈜아람식품과 ㈜영풍, 인삼과 홍삼제품을 생산하는 고려인삼제조(주), 김 가공업체인 ㈜광천김과 ㈜김노리 등이 참가했다. 

김혁 지사장은 “넷플릭스 등 K-콘텐츠의 흥행과 맞물려 매운맛에 익숙한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이 K-FOOD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이어져 튀르키예 내 K-FOOD에 높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인삼을 재배하고 인삼 건강보조식품을 제조하거나 수출하기도 하는 등 인삼 인지도가 높은데, 다만 한국산 인삼은 품질이 높은 만큼 고가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어 유통업체들이 선뜻 거래하기 어려워하는 모습들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혁 지사장은 두바이지사의 주 관할지역인 중동지역도 한국 농식품 시장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김혁 지사장은 “아랍에미리트는 중동의 허브국가로서 한국 농수산식품의 대 아랍에미리트 수출 비중이 중동지역 가운데 80%를 넘는 전략 수출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등 2선 수출 국가에서 대규모 건설프로젝트 또는 카타르 월드컵 등 큰 이슈가 생기면서 농식품 시장도 커지고 있고, 중동 시장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인근 타국가로 재수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랍에미리트에서 인기있는 품목은 인근 국가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중동은 아직 한국 농식품 수출이 제대로 시작된 지 10년도 되지 않은 신규시장이어서 시장을 개척할 기회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혁 지사장은 “현지 바이어가 한국 식품을 거래할 때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한국 수출업체 찾기인데 이는 한국에서 관심이 적기 때문”이라며 “두바이지사는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식품박람회나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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