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문용훈(56·곡성)씨 땅 3300㎡가 포함된 죽산제는 30년 넘는 시간 방치돼 저수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문용훈(56·곡성)씨 땅 3300㎡가 포함된 죽산제는 30년 넘는 시간 방치돼 저수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곡성서 사과 재배 문용훈 씨
죽산제 내 땅 ‘3300㎡’ 소유

저수지 기능 상실해 개간 뒤
과수원 조성 위해 용도폐지 요청
약속 기한 안 지키고 ‘모르쇠’

한국농어촌공사 곡성지사가 30년 넘게 방치한 저수지 내 본인 소유 땅에 재산권 행사를 위해 찾아간 민원인에게 “농어촌공사에 변호사가 있으니 법적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등 상식 밖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남 곡성군 겸면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문용훈 씨(67)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저수지 내 땅 3300㎡(1000평)를 2009년 본인 이름으로 등기이전 후 매년 세금을 납부해왔다.

해당 저수지는 곡성군 겸면에 위치한 죽산제로 한국전쟁 후 조성됐으나 1970년대 이후 주변이 사과 농장으로 바뀌고 저수지 물이 과수원 지반에 흘러드는 악영향으로 농가들이 관정을 이용하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이후 죽산제는 농어촌정비법에 의해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에 의해 관리돼야 하지만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방치돼 4미터가 넘는 나무들이 우거진 폐허로 남았다.

문용훈 씨는 방치되고 있는 땅을 개간, 과수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2021년 11월 농어촌공사 곡성지사를 방문해 상황을 설명했으나 담당자는 “개인 명의로 된 땅들이 있어서 건드리면 안 된다”며 “농어촌공사에 변호사가 있으니 법적으로 대응하라”며 답변했다.

답답한 마음에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올해 1월 이규해 곡성지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3월까지 검토 후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3월이 지나고 4월에도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이후 이규해 농어촌공사 곡성지사장은 “9월 말까지 저수지 용도폐지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진행 경과에 대한 설명은 없는 실정이다.

문용훈 씨는 “저수지가 제 기능을 하고 그동안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해오는 곳이라면 공익을 위해 개간은 생각도 안 했을 것”이라며 “민원인이 정당한 요구를 하는데 검토도 하지 않고 무조건 안 된다는 대응 자세와 자신들이 정한 약속 기한도 지키지 못하고 설명도 없는 무책임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농어촌공사를 비판했다.

한편 죽산제 문제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곡성지사에서 보고된 자료를 전남도청에 건의해 최대한 빨리 용도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곡성=최상기·이강산 기자 leek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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