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준 상명대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농촌으로 더 많은 청년 오게 하려면
1인 가구가 정상인, 수평적 관계가 익숙한 
솔직한 것을 선호하는 2030을 이해해야

글을 읽으시는 50대가 넘어가신 분들께 한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요즘 20대와 30대의 행동이 이해가 되시는지? 필자의 경우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2030세대를 따로 연구해서 머리로 이해는 된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청년 세대를 MZ세대라고도 부른다. 아시겠지만 M세대는 1980~1995년생을 Z세대는 1996~2010년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사실 대학교에서 두 세대를 다 격다보면 M세대와 Z세대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분들에게는 M세대건 Z세대건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세대라고 해서 MZ세대라고 통합해서 부른다.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1년 내 퇴사가 1/3이 넘는다고 한다. 공무원에 되었어도 1년내 퇴사가 열풍이다. 덕분에 필자같이 MZ세대를 연구한 경영학과 교수들에게는 MZ세대의 이해라는 기업 강의 요청이 넘쳐난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농업관련 공공기관, 농식품부 등도 강의를 요청했다. 얼마나 MZ세대와 함께 일하는 것이 답답했으면 강의 요청을 했을까? 많은 분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MZ세대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려드려볼까 한다. 

첫 번째로 이 글을 읽으시는 50대 이상의 분들은 대부분 본인이 한국의 ‘비정상 세대’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통계학적으로 볼 때 한국의 가장 정상적인 사람은 1인 가구이다. 전체의 30%다. 다음은 2인 가구로 28%다. 결혼을 하셨으면 정상에서 조금 벗어난 것이고, 만일 자녀까지 있다면 한국사회에서 완전히 비정상적인 사람이다. 말이 되나 싶지만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따라서 본인이 결혼도 했고 심지어(?) 자녀도 있다면 본인이 비정상이라고 인정을 해야 MZ세대와 제대로된 대화가 가능하다. 

두 번째는 관계의 역전이다. 요즘 아이들의 질문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전에 필자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 ‘이건 뭐야?’라고 질문을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엄마 아빠 이거 알아?’라고 질문한다. 50대 이상의 분들은 엄마 아빠에게 뭘 배웠다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각인이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아이들은 4살때부터 유튜브를 보고 배운다. 최신 장난감 등을 유튜브에서 보고 나서 엄마 아빠에게 그것을 아냐고 묻는 것이다. 당연히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혼자 본 내용을 모른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유튜브를 보여준다. 즉,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볼 때 자기보다 무엇을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다른 것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완전히 수평적인 관계다.

때문에 대학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한 교수님이 학생에게 인사를 안한다고 뭐라고 했다. 그런데 그 학생은 ‘교수님이 인사를 원하시면 교수님께서 인사를 먼저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답을 했다. 이것이 인터넷 환경 속에서 자라난 MZ세대가 당연시하는 수평적 관계이다.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 아쉬운 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리고 사실 부모님이나 동네어른들께 배우는 것보다 유튜브가 더 많은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50대 이상의 분들 중 유튜브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분들은 예전과 같은 어른대접을 기대하면 안된다.

마지막으로는 ‘다만추(다양한 만남을 추구하는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이는 1980~1995년 태어난 M세대에만 맞는 이야기다. M세대는 다양한 만남을 중시한다. 이는 유튜브 같은 SNS로 수많은 콘텐츠를 보며 간접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에 정보가 워낙 많고 최대한 그런 체험을 해야 하는 문제로 긴 체험, 긴 강의를 싫어한다. 영화도 실제 2시간짜리 영화의 관람객보다는 2시간 영화을 10~20분으로 줄인 유튜브의 영화 요약본의 조회 수가 훨씬 많다. 최근 아이돌의 음악들도 과거 한곡에 4~5분했는데 지금은 2분대로 줄어들고 있다. 학교 강의도 가능한 15분에 끊어서 할 것을 권장한다. 한시간 수업을 하면 강의평가가 바닥을 친다. 이렇게 세련되게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M세대에 중요하다. 여러분들도 2030세대에게 이야기할 때 15분 안넘기시는 것이 좋다.

SNS를 그렇게 많이 쓰지만 반대로 나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특성도 있다. ‘늘 가던 식당의 주인이 이제 나를 알아보는 것 같아서 더 이상 그 식당에 가지 않았어!’라고 하는 이야기가 M세대 큰 공감 얻는다. 2030들과 일하시려면 그들의 사생활에 일절 관심두지 마시라. 또한 그들은 공정하고 솔직한 것을 선호한다. 특히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면 아예 듣지도 않을 것이다. 거기가 솔직하지 않게 이야기 한다면? 요즘은 거짓말을 찾아내기가 너무 쉽다. 거짓은 금방 들키고, 영원히 관계는 끝날 것이다.

농촌이 청년들을 더 많이 맞이하지 않으면 농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30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가 정상인 세대. 나이에 의한 상하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야 하는 세대, 모든 설명은 15분 이내로 해야 하는 세대,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아야 함께할 수 있는 세대,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야 관계가 형성되는 세대라는 것을 농촌의 주민분들께서 이해한다면 청년들은 우리 농촌 주변으로 더 많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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