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농진청 활용기술 특허출원
스티로폼 등 포장재 대체
농가 새 소득 창출 기대도

농촌진흥청이 버섯을 수확하고 폐기해야 했던 배지를 친환경 포장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버섯을 수확한 후 남은 배지는 활용 가치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배출되는 80만톤의 배지 중에서 17% 정도만 수거돼 퇴비 등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단순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지에는 버섯 균사체, 톱밥, 볏짚, 쌀겨 등 농업부산물들이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수확 후 폐기되는 배지의 부가가치와 활용도를 높이고 스티로폼 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업사이클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팽이버섯을 수확하고 남은 배지를 멸균 처리한 후 양분과 수분을 추가로 공급한 뒤 특정 버섯의 균사체를 접종했다. 이후 포장재 모양의 성형 틀에 채워 배양하며 모양을 굳히는 과정을 거쳐 친환경 포장 용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성형을 위한 배양 기간은 연구단계에선 15~30일이 소요됐지만 추가 양분의 양, 배양 방법 기술을 개발해 배양 기간을 7일로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배지 내부와 외부, 단계별 배양을 통해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지도록 균사체를 치밀하게 생육시키는 방법도 활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재의 취급 비율을 ‘손상 없음(100%)’에 가까운 90% 까지 높였다. 취급 비율은 소재의 부서짐 정도를 나타내며 비율 범위는 완전 손상 ‘0’부터 손상이 없는 ‘100’까지 표시된다.  

연구에 쓰인 버섯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서로 얽혀 배지 입자와 함께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 특성이 있다. 덕분에 모양과 부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포장용 용기 외에도 단열재, 건축자재, 실내장식 제품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도를 넓힐 수 있다. 무엇보다 자연 소재이기 때문에 100% 생분해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버섯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친환경 소재 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번 농촌진흥청의 연구는 해외기업의 친환경 소재 개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농산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전문가, 소비자, 농가로부터 기술 평가를 받고, 현장 적용 시험을 거쳐 버섯농가와 친환경 관련 기업에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장갑열 과장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포장 용기는 2026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의 64%인 28조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소재의 물리성을 개선하고 원재료에 알맞은 버섯 배지 등을 추가 연구해 단순 폐기물로 버려지던 수확 후 배지가 다양하게 재활용되고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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