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인 강원대학교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수입물가의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는 인상이 되었다. 농업투입요소의 가격도 모두 올랐다. 하지만, 농업인이 받을 농산물가격은 시장이 주는대로 받아야 한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농업인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킨다.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 충분히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있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2022년 들어 9월 말까지 3번 연속으로 0.75% 포인트(자이언트 스텝)로 금리를 인상했고,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난 4·5·7·8월에 이어 10월 12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여 기준금리가 3.00%로 인상되었다.

인플레이션이 문제인 것이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초래된 경기침체를 타결하기 위해 각국의 양적완화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것이 문제였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고물가 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2%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5.6% 인상되었고,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원화가치의 하락도 문제다. 지난 9월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3.3%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원화가치 하락이 물가상승을 장기간 끌고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입물가의 상승은 생산자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어 소비자물가도 상승하게 된다. 물가의 상승은 여러 문제를 야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가계의 실질 수입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물가가 오른만큼 내 소득은 감소되는 것이다.

수입물가가 상승됨에 따라 식품 등 공산품 가격이 줄인상되고 있다. 농자재·농약 원재 등 국제 농자재 원재 가격도 급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말 기준 서울 가락시장 기준 배추 1포기 도매가격도 9월초보다 28.3%, 평년보다 120% 인상되었다고 한다.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원화가치 하락 등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클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농업·농업인만의 문제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문제가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근의 현상에 따라 모든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듯 농산물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이 갖는 특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산지 전국 평균 쌀값은 4만768원(20㎏) 수준으로 전년 대비 24.9%, 평년 대비 12.3% 하락했다. 그 이유는 2021년산 재고쌀에 햅쌀까지 공급되면서 시장에 쌀공급이 증가했고, 쌀소비는 계속해서 감소하기 때문이다. 모든 재화의 가격이 인상되는데 쌀값은 하락한 것이다. 쌀값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복잡해 쌀값의 결정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농산물가격과 공산품가격이 책정이 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공산품가격은 수입물가가 상승되었으므로 그 가격은 당연히 인상된다.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그렇지가 않다. 시장에서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의해 결정이 된다. 생산자인 농업인이 스스로 가격을 정할 수 없다. 이러한 과정이야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으니 새로울 것은 없다.

수입물가의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는 인상이 되었다. 농업투입요소의 가격도 모두 올랐다. 하지만, 농업인이 받을 농산물가격은 시장이 주는대로 받아야 한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농업인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킨다. 여기에 더해 농가가 정할 수 없는 농산물가격은 농가의 소득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이 경제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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