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올해 11월 22일이면, 김치의 날이 3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이맘 때 한강에서 1회 러닝 메이트였던 외국인에게 ‘김치의 날’ 설명을 들은 지도 1년이 돼 간다.(▶본보 2021년 12월 21일자 15면 참조) 당시 ‘김치의 날’을 묻는 외국인 앞에서 우물쭈물했다는 부끄러움이 아직도 생경하다. 그로부터 1년이 된 지금, ‘김치의 날’의 인식은 달라졌을까.

‘김치의 날’은 여전히 한 달에 몇 번 있을 법한 기념일 정도에 머물고 있다. 단편적이지만, 주변에 물어도 거의 모른다. 일부는 ‘김치의 날’을 웃음의 소재거리로 삼는다. ‘김치만 한식인가, 불고기도 한식이니 불고기의 날은 없나’라거나, 심하게는 ‘라면을 먹을 때 김치 말고 단무지도 먹으니까 단무지의 날도 만들어라’ 등등의 어이없는 말들을 사석에서 듣곤 했다.

‘김치의 날’의 관심도는 아직도 다른 나라가 더 높다. 미국은 주를 넘어 이젠 연방의회 차원에서 ‘김치의 날’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와 공식 수교를 맺은 지 60년이 된다. 그 기념의 선물이 ‘김치의 날’이 될 듯하다.

이런 움직임에 정부는 ‘김치의 날’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그 세계의 범주엔 정작 우리나라는 없다. 물론, 우리나라 김치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김치의 날’ 홍보 만큼 영향력이 있는 행보는 드물다. ‘김치의 날’이 우리나라에서 파급력을 갖고 밖으로 퍼지느냐, 다른 나라에서 파급돼 우리나라로 회귀하느냐의 문제라면 김치의 나라로서 조금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곧 다양한 김치 축제가 열린다. 광주세계김치축제가 개최되고, 광주 빛고을 김장대전을 비롯해 각종 김장대전도 계획 중이다. ‘김치의 날’을 대대적으로 알릴 기회다. 최근 김치가 이슈로 떠오르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치의 날’을 정확히, 또 제대로 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치의 날’은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정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의 날’이 우리나라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한번 ‘김치의 날’을 화두로 던져본다.

지난해 11월 ‘김치의 날’을 물었던 외국인을 만나볼까 싶어 한강을 간혹 달린다. 근데 지난 1년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을 떠났을 터다. 한국은 떠났어도, ‘김치의 날’을 알고 있는 그 외국인이 자기의 나라에서도 ‘김치’를 잊지 않았기를 바라본다.

조영규 글로벌수출팀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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