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장 김경미

[한국농어민신문] 

한국 인삼, 오래전부터 최고 가치 평가
서양·중국서 재배되는 삼과는 달라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적극 응원을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것일까? 야외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의무는 해제되었다. 물론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곧 마스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긴 시간 온 세계가 코로나19와 동행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사이 변종 바이러스도 많이 출현했고 예방 백신 접종은 4차까지 권장되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비율은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 것일까? 의학 전문가들은 면역력에 대한 차이로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인삼은 그 대표적인 식품이자 약용작물이다. 실제로 경북에서는 2020년에 인삼축제를 비대면으로 개최했음에도 인삼판매액이 8배나 늘었다고 한다(경북신문, 2021.1.18.).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서 홍삼의 기능에 대한 면역력 증강, 피로 개선, 혈액 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 여성 갱년기 개선 총 6가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홍삼은 땅에서 캐낸 원형 상태의 삼(수삼)을 수증기로 찐 다음 건조시킨 담홍갈색의 인삼을 말한다. 인삼은 수삼, 백삼, 홍삼 등 모든 종류의 삼을 총칭하는 말이다. 인삼에는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인삼에는 진세노사이드라고 하는 사포닌 성분이 있는데, 특히 우리 생활에서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인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키워준다. 그러므로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신종플루, 코로나19 등)에 유용하다.

인삼은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귀한 약재로 거래되었고, 특히 한국의 인삼은 고려인삼으로 알려지면서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았다. 아울러, 그 시장의 흐름을 따라 문화적 교류와 정보교환의 장이 되기도 하였다. 한반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삼이 발견되고 이용되었지만, 우리 문자가 없던 시대 인삼을 우리 식으로 표기할 수 없었다. 다만, 기록으로 남아있는 재배법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약 400여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인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사실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국부창출 측면에서는 인삼을 통한 부의 축적은 국가재정을 키웠고 군사력을 키우거나 독립자금을 조달하는 역할도 했고 문학과 민요 등에서도 나타난다. 아울러 유럽으로 뻗어나간 인삼은 세계적인 문화교류와 의학, 약학의 발전을 도왔다. 그리고 근대사회 말기에는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들에 의해 북미대륙에도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인삼농장을 경영하기 위한 인삼을 재배하는 기술도 전수하였다. 그 과정에서 고려인삼의 가치는 인삼재배자로서, 판매자로서뿐만 아니라 종주국으로서 기술과 품질에 대한 신뢰감과 자존심이었다.

식물 분류 학명 Panax ginseng C.A Meyer는 고려인삼을 지칭하며, 서양이나 중국에서 재배되는 삼과는 구분되는 우리 고유의 귀중한 식물자원이다. 인삼에 대한 종주국 논란이 거세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사)한국인삼협회는 2021년부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인삼 등재를 추진 중이다. 2022년 9월26일‘인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발대식이 있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 인삼의 생물학적인 독자성, 고유성,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지원한다. 

문화유산에 등재되려면‘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제2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첫째는 공동체나 집단, 개인 등이 자신의 문화유산의 일부로 보는 관습, 표상, 표현, 지식, 기능 및 관련된 도구, 물품, 공예품 및 문화공간 등이 있는가이다. 둘째는 무형문화유산에 관한 대화 촉진에 기여함으로써 문화다양성을 반영하고 인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가이다. 셋째는 효과적인 보호조치가 존재하고 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가. 넷째는 관련 공동체, 단체 또는 개인의 광범위한 참여와 명시적 동의. 다섯째는 대표 목록 등재를 선정하는 문화유산이 당사국(해당 국가)의 목록에 등재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2월‘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우리의 생활 속에 함께 살아온 한국‘인삼’이 국민의 관심 속에서 세계 인류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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