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농업관측센터 관측월보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이달 출하량 전년비 40% 증가
품위 저하로 가격 약세 
농가 저장의향 늘어날 듯

10월 샤인머스켓 출하량이 전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출하량이 늘면서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해 한 상자(2kg·상품)당 2만원대가 무너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관측월보에 따르면 10월 샤인머스켓 출하량은 전년 대비 39% 증가할 전망이며, 출하량 증가 및 품위 저하로 가격 약세가 나타나 농가 저장 의향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 

샤인머스켓은 재배면적이 해마다 늘어나 생산량 증가가 예고돼 왔다. 캠벨얼리, 거봉, MBA 등은 해마다 재배면적이 감소해 온 반면, 샤인머스켓은 전체 포도 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7.4%에서 2021년 31.4%로 급증했다. 

재배면적 증가로 도매시장(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샤인머스켓 평균가격(2kg·상품)은 2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9월 샤인머스켓 평균가격은 1만9254원. 10월 들어서는 가격하락폭이 더 커져 1만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거봉 평균가격(2kg·상품)은 1원6000대로, 샤인머스켓 가격이 거봉 보다 20% 가량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작황이 예년보다 좋지 않고 경기 침체로 소비력도 받쳐주지 못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노지에서 나오는 샤인머스켓이 조금 일찍 수확 돼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당도는 높아도 경도가 약간 무른 상품이 많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소매 쪽에서 판촉 행사를 진행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있어 가격은 계속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빨랐던 영향도 있다고 봤다. 강근진 경매사는 “올해 추석이 빠르다보니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고, 맛이 안 들다보니 재구매율이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산지에서는 샤인머스켓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크다. 샤인머스켓은 농가들 사이에서 고단가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품질 관리보다는 출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인철 경북명품포도연구회장은 “노지 쪽은 아직 출하가 이른데 품질이 좀 떨어지는 게 나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본다. 지금도 품질 관리를 잘해 나가는 상품들은 상자당(2kg) 3만원 후반대까지 나오고 있다”며 “그러면 1만3000원 받는 상품에 비해 벌써 3배 차이가 나는 건데 결국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 관리만하면 고단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샤인머스켓인데 이 품종이 무너지면 다른 것으로 대체할 품종이 없다”며 “좀 비싸더라도 사먹고 맛있다는 소리를 들어야지, 아무리 만원짜리라도 사먹고 맛이 없으면 비싸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우려했다.

한편 농업관측센터는 포도 재배면적 및 단수 증가로 올해 포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19만7000톤 내외로 전망했다. 품종별로는 샤인머스켓 생산량이 전년보다 50.6% 증가하고, 켐벨얼리(-13.4%), 거봉(-9.7), MBA(-6.6)는 생산량이 모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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