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사랑과 축하의 정성을 담아 꽃을 보내지만 도착하는 것은 재탕 삼탕으로 때 묻은 가짜 꽃만 도착하고 있어 받는 사람은 씁쓸하고 화훼시장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면서 결혼과 칠순 잔치 등 가족 모임과 단체들의 각종 행사가 활기를 찾으면서 화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생화의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어 화훼농가들은 한숨이다. 9월 20일 한 여성단체는 600여 명이 모여 화합과 담합을 다지는 대회를 개최했고 축하 화환이 30여개 들어왔지만 생화로만 만들어진 화환은 하나도 없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생화가 하나도 안 들어간 화환도 15개 정도였다. 나머지도 전체 꽃 중에서 생화의 비율은 10%도 안 되고 나머지는 때 묻은 조화로 구성되어 있었다.행사에 참여한 한 회원은 전에는 행사장에 들어오면 향기로운 꽃 냄새에 보내주는 사람의 정성이 묻어났는데 최근에는 조화만 가득해 실망스럽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화훼산업법)’에 따라 2020년 8월 21일부터 시행된 재사용 화환 표시제는 화환을 재사용해 판매할 때 판매자의 상호와 연락처를 화환 앞면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현장에서 확인됐다.

아직까지도 일반 시민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고 실제로 어떤 식으로 확인하고 신고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재사용 화환 표시제 위반 단속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담당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과 현실성이 떨어져 단속 실적은 미비하다.

시민들과 화훼농가들은 규정과 단속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꽃을 주고받는 인간의 심미적 정서를 이해하며 소비자들이 가짜 꽃 화환은 거절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실적으로 지금처럼 대형 화환을 생화로 다 채우면 가격이 높아지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화환의 모양을 바꿔 꽃을 줄이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생화의 소비를 촉진시키고 꽃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해 국민 정신건강도 치유해야한다.
행정과 화훼농가 소비자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서로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백종운 강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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