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진 중앙대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대체육 선두주자 '비욘드 미트' 매출 둔화
1%만 달라도 시장 파괴력 크지 않아
축산업 대체 아닌 대안으로 성장할 것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의 급성장과 기업 투자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이러한 현상을 당연시 여기고 이것을 부정하는 이는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새로운 식품군의 발전에 대한 장밋빛 희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명 식물성 대체육 산업화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의 비욘드 미트의 매출 둔화 소식은 이미 작년부터 시작됐고, 올해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는 비욘드 미트의 식물성 부분 매출 둔화가 보고되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비욘드 미트는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감축 계획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달 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비욘드 미트의 판매 부진과 식물성 대체육의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포춘지는 시장 데이터를 인용한 기사에서 2021년 매출이 전년대비 15% 감소했으며, 고기 없는 버거·너겟·샌드위치가 패스트푸드 메뉴에 등장하자마자 사라지기 시작했고, 광고가 줄고 메뉴에서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결국 식물성 고기에 관심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응답자의 39%가 육류 소비를 줄이기 원했지만 이들 중 40%는 식물성 육류 대체식품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9월 27일 기사에서 식물성 육류 카테고리의 매출은 한때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한 이후 정체가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언론은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명 식물성 고기가 동물성 보다 더 건강하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다는 믿음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모든 식물성 대체육 판매회사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임파서블 푸드의 경우 2022년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해당 회사가 미국 전역의 슈퍼마켓 유통을 확장한 결과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SPINS의 자료에 따르면 회사들 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미국 시장에서 식물성 대체식품의 총 판매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같은 시기에 전통 축산물의 소비는 정체되거나 일부 성장한 자료와는 대비되는 결과이다.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배양육과는 별개로 미국의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의 사례를 비춰보았을 때 이 제품군의 미래 전망은 국내 기업들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국내 언론들은 연일 대체식품 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고, 기업들은 앞 다퉈 투자 확대 사실을 언론을 통해 밝히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전통축산물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미국의 사례를 봤을 때 배양육 뿐만 아니라 식물성 대체육의 산업화와 투자는 분명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이 조금 더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려스러운 것은 배양육을 비롯한 축산물 대체식품에 대한 투자와 산업화를 위한 심지에 불이 붙었는데 타들어 가는 폭탄을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수많은 스타트업과 기업들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이슈에 편승해 상대적으로 손쉬운 투자를 이끌어 내고 있고, 투자회사 역시 핫이슈에 투자한 것을 발판으로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상황으로만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투자회사나 기업 또는 제품을 연구하는 대학이 이러한 우려를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지만, 이 산업을 선도했던 미국 시장의 부침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된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절하 하는 것이 시기상조가 될 수도 있는 것은, 향후 기술개발 수준을 현재 시점에서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식물성 대체육의 성장 가능성이 생각보다 희망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하는 근거는 과거와 현재 기술개발 수준과 속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며 향후 어떠한 계기로 상황이 급변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아직 국내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은 그 상황을 가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미국의 상황이 주는 시사점을 우리 기업과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편으로 선례를 보면 식육에 비해 개발 난이도가 낮은 짜장 라면의 맛과 품질이 아직까지도 중식당의 그것에 한참 이르지 못하고 있고, 미국의 거대 육가공 회사가 바르셀로나 현지 정육점도 만들어 내는 하몽과 쵸리조 또는 살지촌의 맛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동일하지 않으면 결코 대체할 수 없고, 자연이 만든 것과 동일하게 만든다는 것 또한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막대한 자금 동원력과 기술력을 가진 미국 기업의 식물성 대체육이 생각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배경은 맛과 품질, 가격이 전통축산물의 적수가 되지 못한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 이가 대부분이다. 즉, 시장에서 대체식품이 전통 축산업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처음과 끝은 결국 맛과 품질과 영양 등 모든 특징이 전통 식육과 100% 동일해야 한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식품의 맛과 품질이 유사하면 잘 팔릴 것이라는 것은 업체의 희망사항 일뿐이다. 단 1%만 달라도 시장에서의 파괴력이 결코 전통 식육의 아성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선례를 통해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명 대체육이 전통식육을 대체하지 못하고 하나의 대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근거 중 하나이다. 따라서 기업의 선택은 제품 두 개를 놓고 소비자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동일하게 만들거나 목표치를 달리 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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