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학회 학술대회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한국유기농업학회는 9월 29일 충북 괴산 중원대학교에서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유기농산업의 역할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한국유기농업학회는 9월 29일 충북 괴산 중원대학교에서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유기농산업의 역할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대중·이윤지향형 유통업자 등
유기농업 관행농업화 우려
GAP와 구분 등 홍보도 부족

자원순환 생산·과정 중심 인증
도농공동체 직거래 등 지향을

친환경농자재 보조 정비 필요

한국유기농업학회(회장 김태연 단국대 교수)가 9월 29일 충북 괴산군 소재 중원대학교 상생홀에서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유기농산업의 역할과 발전과제’라는 주제로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구촌 유기농 최대 축제인 ‘2022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9월 30일~10월 16일)’ 부대행사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친환경 유기농업 정책 진단과 함께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까지 단계별 발전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학술대회 개회사에서 김태연 회장은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에 맞춰 국내 친환경유기농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기 위한 학계 및 전문가들의 다양한 논의와 토론의 장을 준비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괴산군은 물론 우리나라의 유기농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김호 단국대 교수는 ‘친환경농업 발전의 회고와 전망’을 제목으로 한 기조발제에서 “2001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동안 유기·무농약 변화를 보면 생산면적이 연평균 29.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생산량과 농가의 증가율도 각각 연평균 18.6%, 23.5%에 달했다”며 “특히 농산물 품질경쟁력 향상과 국내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친환경농산물 소비가 증가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호 교수는 친환경 유기농업의 문제점도 짚었다. 그는 “유기농업이 관행농업화 되고 있다”며 “중간 유통업자에 의한 대중지향형 마케팅과 수입 및 공장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자재 사용 증가, 유기농업의 철학보다는 이윤지향형 등이 바로 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친환경농업 정책과 관련해 “친환경인증과 GAP가 혼동되고 소비자에 대한 교육 및 홍보도 미흡하다”며 “특히 환경보전과 친환경농업 육성보다는 관리와 규제가 강하고, 유기와 무농약을 동일한 법률로 관리하고 있어 유기농업의 차별적 가치 극대화가 곤란하다. 친환경인증 기준도 소비자 관점의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친환경 유기농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유기농업의 철학인 생명과 공생을 중시하면서 개념에 충실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자원순환 방식의 생산과 과정 중심의 인증제, 생산자조직 중심의 생산과 가공유통 등이 마련돼야 한다. 소비자 인식 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홍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관계 형성, 지역단위의 도농공동체 직거래 등 협동과 대안시장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재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친환경농자재 산업에 대한 발표에서 “친환경농자재 생산업체 절반 이상의 주력 산업은 친환경농자재 생산이 아니다. 생산업체의 80% 이상이 소상공인 또는 소기업으로 나타났다”며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농업인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과제에 대해 “친환경농자재 효과 향상 및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친환경농자재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보조사업 정비도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시비처방전과 표시제도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는 등 친환경농자재 효과적 활용 유도를 통한 수요 확대와 전략적 연구개발로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과제”라고 밝혔다. 

친환경 유기농업의 무경운 재배 효과도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양승구 한국온실작물연구소 박사는 “무경운 3년 된 이랑은 토양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반면 경운한 이랑은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한다”며 “식질토양 무경운 2년 차에 고상율은 경운했을 때보다 낮아졌고, 공국율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토양 수분 함량도 관행 경운보다 최소경운 방식이 상대적으로 높고 토양 미생물상도 무경운 2년에는 경운했을 때보다 더 높다”며 “토마토와 고추 무경운 재배 결과 경운보다 수량이 다소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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