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시장 내 물류흐름 개선
농산물 상품성 유지 등 기대
내년 완공 예정 채소2동서는
파렛트 없이 물류이동 불가

서울농식품공사 임차료 지원
망 포장은 파렛트당 3000원
박스포장 6000원 지급 불구

출하비용 증가 부담 등 우려
출하자 피해 꼼꼼히 따져봐야

가락시장 반입 농산물의 파렛트 단위 거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으로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채소2동에서는 파렛트 없이 물류 이동이 불가능하다. 파렛트 단위 거래는 하역시간 단축으로 시장 내 물류 흐름 개선, 출하 농산물의 상품성 유지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영세·소농의 경우 파렛트 이용에 따른 출하비용 증가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파렛트 단위 거래 정착 과정에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채소2동, 파렛트 단위 거래만

2023년 완공되는 채소2동은 건물 연면적이 5만7067㎡로, 배추, 무, 양배추, 총각무, 양파, 마늘, 대파, 쪽파, 생강, 건고추, 옥수수 등 11개 품목이 거래될 예정이다. 특히 채소2동은 정온시설(여름철 26℃, 겨울철 6~20℃)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고 파렛트 단위 물류 이동만 가능하다. 

이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는 이곳에서 거래되는 11개 품목에 대한 파렛트 단위 거래를 집중적으로 추진해 왔다. 옥수수의 경우 지난 7월 1일부터 파렛트 출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8월 28일부터는 전량 파렛트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또 10월 2일부터는 포장쪽파, 마늘, 생강, 건고추 품목에 대해 파렛트 단위 거래에 들어갔고,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1일부터는 비파렛트 출하 및 거래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배추 차상거래도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추 하차거래는 작업비 상승과 적재량 감소 등의 이유로 산지 반발이 이어져 도입이 계속 늦춰져 왔다. 그러나 채소2동 준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공사는 지난 8월 배추 하차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범사업에는 강원도고랭지배추공동출하연합회(회장 김시갑)와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최병선)이 함께 참여했으며, 산지에서 5톤 트럭 파렛트 적재 출하를 진행한 결과 적재량에 차이가 없었고, 가락시장까지 운송 후 하역과정에서도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했다는 것.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시범사업에서 적재량 감소와 안정적 배송, 이 두 가지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12월에 열리는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배추 하차거래 시행 시기를 논의해 내년부터는 파렛트 단위 하차거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하자 피해 최소화해야

서울시공사는 파렛트 단위 거래 정착을 위해 파렛트 임차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포장쪽파, 마늘, 생강, 건고추 품목의 경우 완전규격 출하품에 한해 망(마대) 포장은 파렛트 당 3000원, 박스 포장은 파렛트 당 6000원의 지원금을 출하자에게 지급한다. 배추도 파렛트 하차거래가 시행되면 파렛트 비용을 일부 지원할 계획에 있다. 

하지만 파렛트 단위 거래 확산에 따른 출하자 피해는 없는지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세·소농의 경우 팔렛트 단위 거래가 이뤄질 만큼 출하 물량이 많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다, 가락시장에 비파렛트 출하가 금지될 경우 물량이 다른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가격 형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 배추 시범사업에서는 문제가 없었다지만 파렛트 출하로 인해 적재량이 기존보다 줄어드는 문제도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한 관계자는 “쪽파 같은 경우는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출하하는 농가가 없어 파렛트 적재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하차 후 출하자별로 다시 선별을 하려면 수작업이 필요하다”며 “파렛트 출하로 점차 바꿔 나가야하지만, 그러려면 산지에서도 규모화나 규격화가 필요한 만큼 향후 파렛트 단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없는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여름 옥수수 파렛트 출하를 진행해보니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만 1톤 트럭에 출하하는 경우 적재량이 확연히 줄고, 내년부터 파렛트 출하가 본격화되면 비파렛트 물량이 지방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수 서울시공사 물류혁신팀장은 27일 포장쪽파, 마늘, 생강, 건고추에 대한 파렛트 적재 출하 시행을 알리며 “인건비, 원자재 값 상승으로 산지 작업 여건이 어렵지만, 파렛트 적재 출하를 더 늦출 수 없는 시급한 점을 고려해 출하자분께서 적극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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