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언론과 물가당국의 ‘배추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 언론은 연일 ‘금배추’ ‘배추값 폭등’ ‘김장철 비상’과 같은 자극적 보도를 쏟아내고, 이에 맞춰 물가당국은 배추 값을 물가안정 대상 1순위로 적시할 정도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9일 민생물가 점검회의에서 “최근 가격이 높은 배추는 가을철 재배 정부물량을 완전 생육 전 조기 출하하고, 수출김치용 배추를 당초 보다 조기 수입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추 값은 10월부터 안정되리란 전망이어서, 현 시점에 배추 값을 꼭 잡겠다는 정부 대응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배추 값 강세는 재배면적 감소, 바이러스, 기상재해 등으로 고랭지 배추 생산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배추 값이 준고랭지 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10월부터는 평년 수준으로 안정되고, 오히려 가을배추 면적 증가로 인해 김장철에는 공급과잉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고랭지 배추는 인건비와 농자재 값이 두 배로 오르고, 병충해 등으로 출하를 포기한 물량이 많아 산지에서 시름이 깊다. 그런데도 정부는 생산비를 보전할 생각은 없고 언론들은 금배추라고 떠드니 농가들은 답답할 따름이다. 

배추는 봄, 고랭지, 김장, 겨울 연중 4작기에 걸쳐 생산된다. 지역마다 매년 작황이 다르고 생산비도 차이가 있어 연중 배추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특히 가격이 내려갈 땐 나 몰라라 하다가, 올라가면 득달같이 관세인하, 수입확대, 비축량 방출 카드를 꺼내는 것은 수입업자, 식품업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반면 물가안정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 농민들에게만 피해를 전가하는 물가대책은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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